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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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5 21:49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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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택배가 하나 있었습니다.

원래는 지난 금요일에 오기로 한 택배인데

금요일에 노르웨이로 출발했기 때문에 월요일로 연기해 둔 상황이었습니다.

월요일에 하루 종일 택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저녁에는 청년 회장님의 졸업 연주회가 있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택배가 월요일에 배송완료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집 안에 있는 누군가가 대신 받아놓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막연하게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그 택배를 기다렸습니다.

오후에 잠시 바깥에 나갔다 들어왔는데

아래층의 성물가게의 형제님이 저를 보더니

택배 하나 왔는데 받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거기에 저에게 오는 택배가 있었던 겁니다.

평소에도 소포가 오거나 택배가 오면

성물가게에서 받아놓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면 보통 저의 우편함에

성물가게에 소포나 택배를 배달하고 간다고 하는 안내장을

넣어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막연하게 기다렸던 겁니다.

택배를 받아서 올라오면서 그런 작은 배려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런 안내장 하나는 우편함에 넣어두는 게 예의가 아닐까요.

별로 대단하지 않은 그런 일 하나 때문에

사람의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택배가 성물가게에 있었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혹시 다른 층에 근무하는 분이 받아놓고

잊어버린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안내장이 없기 때문에 일일이 다 찾아다니면서

“혹시 여기 택배 하나 받아둔 것 없나요?” 하고 물어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튼 택배를 찾아서 다행이긴 합니다.

한 번은 5층까지 올라가서 택배를 찾아온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5층에 두고 간다는 안내장을 받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것이 작은 배려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배려하는 일에 있어서는 젬병인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배려라는 건 평소에 잘 가꾸어야 하는 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연습이 되어 있을 때 배려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늘 자신만 생각하기에도 바쁘겠지요.

별 거 아닌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배려가 설 자리는 없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사람을 배려하셨는데

아직은 저도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여전히 머나먼 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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