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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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21:23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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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1월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11월은 비가 많이 내린 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를 보는 시간도 별로 없었고 구름이 잔뜩 낀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확실히 위령 성월에 걸 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날이 우울하다고 해서 거기에 영향을 받는다면

결국 자연의 현상 앞에 무릎을 꿇는 사람이 되겠지요.

물론 자연 현상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환절기가 될 때면 감기를 피해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거기에 속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명대사 가운데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것이 좋았다."

날이 좋아도, 날이 좋지 않아도, 그리고 날이 적당해도

좋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꼭 연인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 대신 하느님을 대입시켜도 훌륭한 문장이 되겠지요.

아무튼 날씨에 대해서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저에게는 행운입니다.

요즘에는 오후 4시면 어둑어둑해집니다.

겨울이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바깥에 장을 보러 갈 일이 생길 때도

가능하면 오후 3시 전에 끝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제가 있는 이곳에는 밤이 되어도 그렇게 어두컴컴하지는 않습니다.

주교좌성당 앞마당에는 등이 켜지기 때문에

오히려 밤이 좀 더 잔잔한 느낌을 자아낼 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겨울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녁미사 때 청년들이 없으니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청년회장의 졸업 연주가 있었기 때문에

청년 레지오를 하는 청년들이 거기로 간 탓입니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화요일로 레지오 주회도 바꾸었습니다.

연령회 월례회가 있었기 때문에 미사에 참여한 분들의 숫자는 적지 않았지만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기둥 하나쯤은 빠진 것 같습니다.

흰머리 소년소녀들과 청년들은 삶의 영역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성당은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그건 모두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충실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 하는 것처럼

날씨도 흐린 날과 좋은 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날씨는 제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니

거기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비가 많은 11월이었으니 혹 12월에는 눈이 많을 수도 있을까요?

그런 괜한 상상을 해보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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