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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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오해의 여지가 다분히 있어 조금은 망설여집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저의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에

그냥 신부님에게는 그렇구나 하고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합창단 지휘자로 수고하셨던 마리안나 자매님께서

내년에는 하실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하긴 지금도 슈베린에서 오시는 것이니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테지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훌륭하게 맡은 일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 후임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몇 분에게 혹시 합창단을 맡아주실 수 없느냐는

의사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내년부터 마르코 형제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람이 마음이 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여러 모로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련의 과정들에서 좀 더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휘자님에게는 수고하신 대가로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본당 예산에서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휘자님에게 부탁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조금이라도 먼저 알려주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하기로 결정된 이후에 저에게 통보하는 것보다는

그게 좀 더 사려 깊은 일이 아닐까요.

두 번째는 정말 오해마시고 보셨으면 하는 바람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성당에서 주일에 한 번이라도 본 분을 더 선호합니다.

성당에 일년에 한두 번 나오시는 분 말고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뵙는 분이 지휘자님을 맡아주셨으면 했습니다.

죄송하지만 마르코 형제님의 경우에는

아직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성당 주일미사 때 최근에는 한 번도 뵙지 못한 분입니다.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어리다는 건

주일미사를 참석하지 못할 이유로는 부족합니다.

혹시 이게 마르코 형제님에게는 상처가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아기를 업고서도 성당에서 교사활동을 하시던 분들을

제가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내년 지휘자님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저는 마르코 형제님은 처음부터 배제했었습니다.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도 그랬고,

성당에서도 자주 뵙지 못한 분이어서도 그랬습니다.

이런 점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식당을 가게 되어도

성당에 가끔씩이라도 나오시는 분들을 일부러 찾아가는 습관 탓에 그렇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에서는

개신교 신자에게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신교 신자분들은 꼭 자신들의 신자분들이 영업하는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이 예를 들어 그다지 맛이 없거나 조금 불친절해도

가급적이면 그곳을 찾아가시더군요.

서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그런 철저한 의식은 배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이 머리에 너무 깊게 자리 잡아서인지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물론 지휘를 해주실 만한 분이 없다는 점에서

시간을 내어 주신다는 마르코 형제님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지만

그 과정에서 뭔가 씁쓸한 느낌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존중되어야 하고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왈가불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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