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반기는 날이었습니다.

노르웨이로 가는 날이 화창하니 은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가게 되지만

비행기를 타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것저것 챙겨야 하고, 나름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날씨까지 우울했다면 기분이 축 처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행입니다.

공항에는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공항검색대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사람들이 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검색대를 통과한 후에는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지만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비행기는 15분 쯤 연착이 된다고 미리 공지가 왔기 때문에

노르웨이 회장님에게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때 즈음이면 공항으로 차를 몰고 오시는 시간이겠지요.

오슬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한산했습니다.

작년에는 빈자리 하나 없을 만큼 꽉 찼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제 옆자리는 두 자리나 비어

널널한 느낌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1시간 25분의 비행,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예전에는 비행기를 타면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었는데

요즘에는 그 사정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이 들었고,

잠을 깼을 때는 오슬로 공항에 거의 가까워진 때였습니다.

원래는 16시 40분 도착이지만 조금 늦게 출발한 까닭에 17시가 넘어서야

오슬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하얀 눈이었습니다.

활주로에야 당연히 눈이 정리되어 있었지만

주변으로는 하얀 눈들이 어둠에서 빛나는 전등 빛 아래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청소를 해야 할 때의 눈과 그냥 바라볼 때의 눈은 느낌이 다릅니다.

하얗게 쌓여 있는 눈들을 보니 조금은 반가웠습니다.

출구로 나오니 노르웨이 회장님과 전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눈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눈이 오고 아침부터는 날씨가 오랜만에 맑았다고 하더군요.

함부르크도 맑은 날씨였는데

그 맑음의 기운이 여기까지도 전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대신 날은 추웠기 때문에 눈들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확실히 눈은 내릴 때와 부드러운 눈송이로 있을 때는 아름답지만

이렇게 얼어버리면 위험해지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회장님 댁은 공항에서도 2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야 도착하는

산데 피요르드라는 곳에 있습니다.

저 때문에 늘 수고하시는 회장님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도착해서 함께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을 청했습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