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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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3 21:40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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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금 늦게 들어와서 늦게 잠을 청했더니 조금 늦게 일어났습니다.

청년들 중에는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저는 너무 여유롭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하긴 평소에도 잠은 늦게 자는 편입니다.

늘 새벽이 되어야만 잠을 청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시간이 들쭉날쭉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부터 날아오느라

그 마지막 달력 한 장의 느낌을 체득할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에 대해서 마무리를 잘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아직은 초반이긴 하지만

어영부영 보내다 보면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금방 흘러갈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마무리라고 할 만한 건 별로 없는 듯합니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저에게는 더 소중하기 때문에

솔직히 결자해지할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하루를 충실히 살면 한 주가 충실해지고

한주가 충실해지면 한 달이 충실해지며

일 년조차도 충실하게 살 수 있을 텐데 저는 그런 편은 아닙니다.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실 테지만

어떤 일을 해도 막상 그때가 다가와야만 허겁지겁 해치우는 편이라서

무언가를 잘 정리하는 타입은 아닌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야할 일은

시간이 촉박해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까요.

매번 놀고먹는 것 같은데도 그런 느낌을 주지 않는 건

아마도 그런 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건

이렇게라도 하루를 정리하는 일은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더 늘어진 삶을 살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는 건 이런 시간이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이 귀한 시간입니다.

되돌아보면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 이 일을

꾸준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인지한다면 어떤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그런 꾸준함을 저도 가지고는 있는 모양입니다.

때로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한 적도 많았지만

꾸역꾸역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야 할입니다.

아, 지금 생각해 보니

저 역시도 감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감사하는 마음을 밖으로도 표현하면서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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