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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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7 21:00

차량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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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축복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껴 쓰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는 독일에서 그리 낯선 경우는 전혀 아닙니다.

축복을 하는 때는 보통 집을 옮겼거나 아니면 차량을 바꾸었을 때뿐이니

그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물론 묵주나 성물에 대한 축복은 자주 있는 편이지요.

지난번에 차량 축복을 원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주일이어서 제가 예식서를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 못했고,

또 다른 분은 시간을 맞추기가 조금 어려워 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차량 축복을 원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축복을 받는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과 차량 외에

오스트리아에서는 스테파노 성인 축일날 하게 되는 말 축복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 음식, 무덤 축복식도 있군요.

아무튼 오스트리아에서 보게 되었던 말 축복식은 인상 깊었습니다.

스테파노 성인 축일인 12월 26일은 성탄대축일 바로 다음날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12월 26일이 공휴일이고

대축일처럼 지내기 때문에 주일과 같이 미사가 있는데

미사가 끝날 때 즈음에는 근처에서 말과 함께 말을 탄 기수들이 옵니다.

그렇게 말과 기수들이 빙 둘러 서 있으면

신부님은 축복 경문을 기도하고 말에 성수를 뿌립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축복식이 끝납니다.

그런데 축복식이 끝나고 나면 말에게 Schwarz Brot를 먹이더군요.

말이 그 빵을 먹는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성당 근처에 말목장이 있는 곳이라면

12월 26일에 꼭 말 축복식을 하더군요.

스테파노 성인과 말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거기 있을 때 물어보았지만

확실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그게 전통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따름입니다.

아무튼 축복이라는 건 하느님의 은총을 기대하며

축복식을 받게 될 그 무엇이 하느님의 뜻에 잘 이용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소망이 함께 할 때 가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차량 축복식은 한국에 있을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흔히 축복식을 하고 나면 신부님께 얼마라도 드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꼭 필수요소는 아니라는 점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축복식을 하면서 기도하는 그것만으로도

신부님에게는 은총의 시간이 됩니다.

다만 조금 안타까운 일이 있다면

차량 축복의 경우에 축복을 하고 난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차량사고가 나게 되면 그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혹시 저의 정성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하는 반성도 됩니다.

아무튼 축복식은 축복식 그 자체만으로도 은혜로운 시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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