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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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2:52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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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후에 요셉 마리아회 자매님들과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적어도 분기별로 한 번씩은 이런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쉽사리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사 때 말고는 신자분들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는 편이라서

저에게는 이런 자리가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긴 제가 청한다면 마다하실 분들은 없을 테지만

저 역시 선뜻 초대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들 바쁜 삶을 살아갑니다.

예전에 남편들이 아내에게

“집에서 살림만 하는데 뭐가 그리 바빠?”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각자 삶의 자리에서 분주하게 보내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던 남편들이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세상은 지나갔습니다.

어느 쪽이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사와 육아야말로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물론 우리 공동체의 흰머리 소녀들은

거기다 직장생활까지 한 그야말로 슈퍼맘의 삶을 사셨지만

이제는 가사와 육아의 경우에는 남편과 아내의 공동경비구역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니 이런저런 이야기꽃이 피어나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울려 산다는 게 때로는 불편함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행복을 전달합니다.

한국에서는 누군가를 만나면

“언제 밥 한 끼 하자.”는 인사말을 자주 듣습니다.

물론 그럴 때마다 불특정 시간을 언급하지 않고

바로 약속시간을 정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그만큼 서로 가깝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질 때도 많았습니다.

젊은 엄마들을 위한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우리 공동체가 유지된다면

공동체의 일을 해나가야 할 분들이 바로 이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에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친교를 나누고 서로 친근해진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때도 보다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고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탓에

전면에 나서서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인연의 끈을 계속 이어간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아무튼 이런 모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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