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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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0:48

버스정류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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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전례부장님께서

청년들 중에 전례봉사에 적극적인 청년들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

저도 갔습니다.

비가 쓸쓸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겨울의 초입에 내리는 비는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으슬으슬하게 내리는 비에 젖으면

왠지 마음까지도 축축하게 젖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정류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에는 밖에서 기다리지만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무래도 지붕이 있는 곳이 낫습니다.

그런데 이미 버스정류장 안에는 몇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한 커플은 수시로 입술크기를 재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민망해졌습니다.

물론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쪽쪽 대는 소리를 자꾸 내니 저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불편함을 느낀 한 분은 다시 바깥쪽으로 가시더군요.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 안에서의 애정행각은 좀 그렇습니다.

오늘따라 버스를 14분이나 기다려야 했던 탓에

머쓱한 기분으로 정류장 안에서의 기다림이 이어졌습니다.

17번을 타야 하는데 6번 버스가 먼저 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어서 몇 분이 타는 걸 포기하시더군요.

하지만 금방 다시 6번 버스가 왔습니다.

이번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지 않아서

앞의 버스 타기를 포기했던 분들이 이번에는 쉽게 탈 수 있었습니다.

원래 10분 정도 턴이 있는데

아마도 앞에 왔던 6번 버스가 길이 막혔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버스가 연달아 오게 된 것이겠지요.

6번 버스가 두 번째 올 때, 곧바로 17번 버스가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애정행각을 벌였던 커플은 잊어 버렸는데

아마도 두 번째 6번 버스를 탔나 봅니다.

17번 버스는 그렇게 붐비지 않았습니다.

6번처럼 손님들이 많으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저녁식사 장소에 도착하니 전례부장님 부부만 와 계셨습니다.

아직 약속한 시간이 남았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한 청년들도 있었지만

조금 늦게 도착한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연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버스든 지하철이든 트램이든 요즘에는 연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공사하는 구간이 많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식사는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이틀 동안 바깥에서 저녁을 먹게 되는,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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