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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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3 20:47

타고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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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자신의 타고난 끼를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곤 합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도 들지만

공동체 안에서는 너무 튀는 그 모습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확실히 한 공동체 안에는,

그 공동체가 크든 작든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타고난 끼란 성격일 수도 있고 재주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런 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을 유쾌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때때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게끔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공동체에는 그런 분들이 없지만

어느 성당에서는 그런 분들 때문에 근심이 생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있던 성당은 아니었지만

옆에 있던 어느 성당에서는 자매님 한 분이 그런 분이 계셨습니다.

재주도 많고, 활동도 많이 하고, 교육에도 열심히 참여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재주가 많다 보니

본당 일을 거의 좌지우지할 때도 있었습니다.

재주에 비해서 인성은 조금 부족했던 탓인지

신자들 사이에서 분란이 생기면

그 자매님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본당신부님에게는 곤란함을 안겨주는 자매님이었습니다.

그 자매님만큼 봉사하시는 분도 없는데

자꾸만 주위에 트러블이 생기니 믿고 일을 맡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분이 있다면

그 본당신부님에게는 큰 숙제가 하나 주어진 것과 같습니다.

공동체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그분이 자신의 재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봉사직을 맡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분이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성당 안에서 봉사를 하는 분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참으로 감사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많은 일을 맡길 수 없는 것이 신부님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타고난 끼를 가지고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인데

그 끼가 주위와 조화를 잘 이루면

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신부님들 중에도 끼가 많은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은 그런 끼를 가지고 있는 신부님들은

대부분 신부님들 사이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끼가 거의 없는 저 같은 신부님들의 질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게

때로는 그 신부님 자신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사람의 일이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연중 28주일의 독서와 복음은 감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을 때 먼저 감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걸 보면 저도 아직은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 가 봅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 즐거운 일이고 감사할 일이 분명한데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는 건 조금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덕을 열심히 수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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