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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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배구대회에 대해서 신자분들의 의견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약속했던 때보다 한 주일 늦게 설문을 구했더니

28명 정도밖에 참여하지 않으셨습니다.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신 분들이 훨씬 많았던 셈입니다.

그래서 괜히 의견을 물었나 하는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날 저의 축일 때문에

비빔밥 나누기가 있었으니 여러 모로 분주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탁을 드렸는데

이처럼 참여한 분들이 적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구대회를 진행하는데 아무런 어려움도 느끼지 않는데

괜히 신부 혼자만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 이렇게 설문을 구하니

우리는 보이콧을 한다는 의미로 참여하지 않으신 건지,

아니면 단순히 그냥 잊어버리신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여하신 분들이 너무 적어 저는 조금 난감했습니다.

사실 배구대회를 더 이상 하지 말자고

이런 질문을 드렸던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배구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데도

배구대회에 오시는 분들 가운데는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게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준비하는 사람 따로 있고, 그걸 누리는 사람 따로 있는

그런 이분법적인 참여형태를 보면서

이게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일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배구대회가 50년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으니 정말 오래된 전통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젊으셨던 분들이

이제는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에 비해서 일을 준비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행사든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아니라

힘겹고 고된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것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아침 7시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5시부터 일어나야 하고,

행사는 하루 종일 진행됩니다.

그러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고,

그런 지친 마음 때문에 이미 가졌던 부담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거기다가 제가 지난번에 이야기를 드린 것처럼

땀 흘려 준비한 그릴과 맥주 등을 마음껏 가져다 드시는 분들 때문에

정작 땀을 흘리고 고생한 사람들이 먹을 음식조차 부족한

그런 상황자체가 저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신자분들에게 물었던 것은 이제 의미가 없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더 물을 일도 없게 되어

내년에도 다시 배구대회를 준비하게 되겠지만

제가 느꼈던 안타까움은 어떤 식으로 보완할 수 있을지 좀 갑갑합니다.

공동체가 크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겠지만

우리 공동체는 모두 아시다시피

누가 빠지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크지 않은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 안에서조차 일 하는 사람들은 일 하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일을 할 수 없는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이라는 게 행복한 일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아무튼 지금은 막막하지만 앞으로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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