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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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1 20:09

재작성 세례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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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게 조금 정신없게 사는 편입니다.

공문이 오면 한 번 보고 나서 정리를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그냥 쌓아만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필요해서 찾으면 한참 동안 찾아야 하고,

그때를 이용해 한꺼번에 정리를 하는 적도 많습니다.

세례 대장 하나를 찾아달라는 회장님의 부탁에 한참 동안을 찾았는데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에 유아세례를 받았던 아기입니다.

분명 교구청으로부터 확인 서류를 받았을 텐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오늘처럼 찾지 못한 경우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무리 쌓아둔다고 하여도

제가 지내는 방안에서는 결국 어디선가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 않더군요.

생각해 보니 어머니와 조카와 함께 지내던 시간이었는데

혹시 제가 받았는데 그걸 아무 곳에다 두었다가 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세례 서류이니 여기에는 없어도 교구청에는 분명 있을 테니

그다지 걱정을 할 일은 아니지만

제대로 정리를 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오늘과 같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긴 것 같습니다.

특히 성사에 관한 서류들은

그때그때 챙기지 않으면 자칫 잃어버리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군인의 의무를 다하고 있을 때

세례를 받았는데 전역하여 본당으로 신앙생활을 하고자 할 때,

세례를 받았다는 문서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군종교구에서 처리가 안 되었을 수도 있고,

본당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없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세례를 받았다는 증명,

다시 말해서 사진이라도 남아 있으면 재작성 세례대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전산화 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분실될 염려가 없어졌지만

제가 신학생으로써 잠시 본당에서 사무장 일을 하고 있을 때

그런 경우가 한 번 있었습니다.

본인은 분명 육군에서 근무하던 그때에 세례를 받았다는데

세례대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기억은 또렷했고, 그 당시 군종신부님 성함도 맞았습니다.

그렇게 하여 우여곡절 끝에

본당에서 재작성 세례대장을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작성 세례대장이란

세례 받은 사실은 분명한데 세례대장을 찾을 수 없을 때,

새롭게 작성하는 세례대장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군종 때의 본당이 아니라 지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 본당이 세례대장을 보관하게 됩니다.

저희 본당의 경우에도 80년대, 90년대에 세례를 받으신 분들 중에는

세례대장을 찾을 수 없는 분들이 간혹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세례 때 찍은 사진 같은 것이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년에도 어떤 분이 분명 함부르크에 있을 때 세례를 받으셨다는데

주교좌성당에도 예수성심성당에도

세례대장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서류에 관한 일은 간혹 오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사람이 하는 일은 완벽하지 않을 때도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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