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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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손님들을 모시고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화요일에는 함부르크 시내 관광,

오늘은 브레멘 관광

그리고 내일은 뤼벡 트라베뮨데 해변가를 다녀올 예정입니다.

그리 빡빡한 일정은 아니지만 개성이 강한 신부님들을 모시고 다니는 일이어서

조금은 만만찮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러는 동안

회장님, 부회장님, 그리고 신자분들의 수고가 굉장히 많으십니다.

식사 준비 때문에 매번 나오셔서 고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저 제가 나중에 갚아야 할 일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게 전부입니다.

오늘 점심 초대는 브레멘 공동체에서 해주셨습니다.

쉽게 볼 수만은 없는 비용일 텐데

기꺼이 내어 주시는 그 모습에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제가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제가 그 고마움을 갚을 길은

좀 더 신자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사는 일뿐이겠지요.

너무 많은 희생을 해주셨고, 또 고생 많으십니다.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 솔직히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독일 각 지역에서 한인공동체를 위해 일하시는 신부님들이어서

각별히 더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전에 통영에서 북신성당이란 곳에서

처음으로 주임신부의 소임을 맡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통영에는 태평성당, 대건성당, 북신성당, 이렇게 모두 세 곳이 있는데

통영이라는 동네가 그리 크지 않은 탓인지

성당에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서로서로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성당에서 신부님들이 모이기라도 하면

다른 두 성당에서

그 성당에서는 신부님들에게 무엇을 대접했느냐 궁금해 하고

다음 번에 다른 곳에 모이면

그보다는 더 풍성하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게 신자분들에게는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어서

제발 그렇게 비교하지 않고 각 성당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라고

부탁을 드려도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신부님들이 모이는 것조차 부담이 되더군요.

자꾸만 신자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3년 차 때에는 아예 저희 신부님들이 모여도

각 성당에는 아무 것도 준비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까지 드린 적도 있습니다.

신자분들 마음은 이럴 때는 한결 같아서

오시는 손님신부님들에게 어떻게 하든 잘 대접하려는 마음뿐인데

그게 신자분들에게도 손님신부님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좋은 그 마음은 마음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자꾸만 희생하고 봉사하시면

그 희생과 봉사가 오히려 부담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한편으로는 고맙지만

그 과분한 사랑이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워집니다.

어떻게든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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