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시간에

새로 오신 분이나 방문하신 분이 있으면 앞으로 나오시라는 이야기를 드리면

한 분 이상은 꼭 새로 오신 분이나 방문하신 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10월이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방문하시는 분들이야 한 번 오시는 것이니

저희 공동체에서 좋은 인상을 받고 가시면 그걸로 좋은 일이지만

앞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 사셔야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마음으로 다가서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적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낯을 좀 가리는 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 업이 업인지라

새로 오신 분들에게 좀 더 관심을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때로는 영 어색할 때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가 다니던 산호성당에서

저는 또래의 학생들만 보이면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아무래도 낯설어 하는 그 학생에게

친근함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충무(지금의 통영)에서 세례를 받고

복사도 열심히 하고 성당에도 열심히 나오던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이 안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처음 성당에 나갔을 때의 낯설음이

저에게는 굉장히 오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정도는 열심히 다녔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한 번 두 번 빠지게 되더니

한 달 동안 성당에 가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안양에서는 6개월 밖에 살지 않고

중학교 1학년 시절 다시 가족들이 마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성당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상남성당에 갔었는데 거기서도 어색함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연히 산호성당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거기서는 선배님들이 후배가 왔다고 좋아하시면서

기쁘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어쩌면 그 날 이후로 산호성당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성당에 혹시라도 낯선 얼굴이 눈에 보이게 되면

가능하면 친근함을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산호성당에서의 제 신앙생활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고 나중에는 신학교까지 가게 된 것이지요.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어색함이나 낯설음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실제로는 실천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공동체도 그런 부분에서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어색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확실히 사람을 대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한 공동체에 있다고 생각하니 신자분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