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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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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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사를 봉헌하고 나왔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졌습니다.

우박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굵은 빗방울이

한동안 땅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소나기처럼 내리던 비는 얼마 가지 않아 잦아들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할 즈음에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무시무시한 기세로 내렸습니다.

우산을 미리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겠지만

저처럼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는

난감함을 느끼게 할 만큼 쏟아졌습니다.

저는 웬만해선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우산을 어딘가에 놔두던 일이 몇 번 반복되었을 때

그냥 우산 없이 다니지 하는 생각을 한 이후로

거의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우산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비를 맞는 두려움보다 더 컸던 탓입니다.

예전에는 우산 때문에 홀딱 젖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는 얼마나 비를 많이 맞았는지 속옷까지도 젖었습니다.

그런데 웬 만큼의 비는 맞아도 되겠더군요.

사람들이 산성비여서 비를 많이 맞으면

머리도 빠지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저는 그냥 비를 맞는 걸 선호합니다.

한때는 비옷을 입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비옷을 입으니 너무 답답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까닭에 차라리 비를 맞는 쪽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함부르크는 아시다시피 비가 많은 동네에 속합니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다가도

어느 순간 비가 내릴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연속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우산을 쓰는 일을 낯설어 합니다.

오늘은 비가 왔다가 해가 비췄다가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산에 대해서는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날은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날이긴 합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감기는 오히려 더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계속 지녀왔던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요즘 함부르크의 날씨는 늦가을의 날씨입니다.

기온도 20도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조금은 추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거기에 비까지 맞으니 저에게도 조금은 한기가 들어오는 듯했지만

다행히 비가 계속해서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히 습관의 힘은 무섭습니다.

아직까지는 몸이 잘 버텨주고 있지만

이제는 저도 서서히 시간을 통해 나이가 들어가는 걸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가족들 모두가 건강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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