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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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21:11

투르의 성 마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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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의 마르티노 기념일입니다.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니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삼삼오오 주교좌성당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손에는 등불을 든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주교좌성당 앞에 모여서 마르티노 주교님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노래도 부르면서 행렬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눈으로만 따라 갔지만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활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등불을 켠다는 건 그리스도교의 상징 중에 하나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등은 깨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불은 어둠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고 포근함을 자아냅니다.

그렇게 불이 켜져 있는 등불을 손에 들고 행렬을 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그리스도교에서 출발하는 아름다운 전통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전통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산타 할아버지로 대변되는 크리스마스 문화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교 국가에서는

미르(한국에서는 미라라고 표기합니다)의 주교님이셨던

니콜라우스 성인을 따르는 오랜 전통이 있었습니다.

주교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아이들이 있는 집을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니콜라우스 성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사탕이나 초콜릿 선물을 하는 전통입니다.

그건 남 몰래 선행을 행했던

니콜라우스 성인의 모범을 따른 전통이었습니다.

물론 성인의 전설을 따라 크람푸스에 관한 전통도 있지요.

크람푸스는 작은 악마들인데

이날 어른들이 밖에 있다가는 니콜라우스 성인을 따라다니는

크람푸스에 의해 싸리나무대로 얻어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런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통이 어느 순간부터 빨간 바지를 입은

어릿광대 니콜라우스가 되어 산타 클라우스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산타 클라우스를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미르의 주교님이셨는데 말입니다.

유럽 북쪽 어딘가에는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가 도달하는 곳이 있고,

거기를 산타마을이라고 부른다는데

저에게는 솔직히 그다지 와 닿지 않습니다.

미르의 주교님이셨던 니콜라우스 성인이 산타 클라우스가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니콜라우스 성인의 축일은 12월 6일이기 때문에

성탄절과 연결시키기에는 너무 떨어져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고,

성탄절에 선물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반영한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타 할아버지는

가급적이면 산타 할아버지로만 머물고

니콜라우스 성인과는 관계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크리스마스 전통은 산타 할아버지 때문에

이젠 완전히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마르티노 성인, 니콜라우스 성인, 그리고 발렌타인 성인,

이런 분들의 전통은 바뀐 전통보다 오래된 전통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참여한 아이들에게 마르티노 성인께서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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