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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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20:58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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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 성당으로 갔더니

어떤 그룹인지는 몰라도 파장분위기의 카페를 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가톨릭 스카우트인 것 같았습니다.

예수 성심 성당에는 가톨릭 스카우트가 있습니다.

아마도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행사인 것 같은데

저희가 미사를 시작할 즈음에는 거의 파장분위기였습니다.

원래 몇 시까지 진행하기로 한 행사인지 알 수 없지만

저희 미사가 마칠 때 즈음이면 정리가 되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성산복지관에 있을 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일바자회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적게 준비를 한 탓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그 전에 너무 많이 왔던 탓인지

행사는 22시에 마치기로 했는데

21시 즈음에 재료들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복지관 직원들이 21시부터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찍 정리를 하면 그나마 조금 빨리 퇴근을 할 수 있으니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직원들이 정리하는 걸 보고 조금 짜증을 냈습니다.

저의 입장은 그랬습니다.

22시에 마치기로 한 것은 이미 한 약속이기 때문에

음식이 없다고 빨리 정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라도 22시까지 누군가 오면 재료가 없어 양해를 구해야 하지만

적어도 저희들이 22시까지 한다고 했으면

그 시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날 직원들은 조금 화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22시까지 있어봐야 소용이 없는데

차라리 일찍 접고 정리를 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약속이 더 중요했고, 직원들은 편리함이 더 중요했던 것이지요.

이런 부분에서는 제가 좀 까다로운 편입니다.

음식 소진 때까지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몇 시까지 진행이라고 되어 있는 그 시간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여기서도 예전에 어떤 행사 때

사람들도 더 이상 오지 않고, 음식도 팔 만큼 팔았기 때문에

정리를 하자는 의견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오건 오지 않건 몇 시까지라고 되어 있으면

무조건 그때까지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고집스러운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건으로 붙어 있으면

어떻게든 그 시간까지는 있어야 한다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조금 더 피곤하고 쓸데없는 인력낭비의 일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일행사에서도 살짝 그런 면이 느껴졌습니다.

봉사하는 사람들 숫자가 적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희 미사 후에까지도 운영을 했다면

몇 잔이라도 더 판매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초부터 몇 시까지 운영한다고 명시적으로 알려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신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저희는 손님으로 함께 하는 행사였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명확했다면

저희들이 하는 커피 나눔의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여유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뭔가 아쉬움이 남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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