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9.04.03 20:40

서로가 그리운 날

조회 수 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 안에 추적주적 비가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은

그 여름의 무심한 강녘에 찌글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나를 허물어

나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욕망을 짚고 서 있던

잘 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참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 째 백 사슬을

통째로 쓸어버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었느냐고.

 

 

 

 

- 양현근님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2338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박철현 2019.04.08 36
2337 한 가지 분명한 건 박철현 2019.04.08 60
2336 에센에서3 박철현 2019.04.08 47
2335 에센에서2 박철현 2019.04.06 39
2334 에센에서 박철현 2019.04.05 35
2333 준비 박철현 2019.04.03 32
2332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박철현 2019.04.03 308
» 서로가 그리운 날 박철현 2019.04.03 30
2330 만우절 박철현 2019.04.02 30
2329 눈물보다 아름다운 것은 박철현 2019.04.02 30
2328 중년의 안개 박철현 2019.04.02 21
2327 돌아오는 길 박철현 2019.04.01 25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