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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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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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지키지도 못할 약속들을 남발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빈말을 되풀이한 적도 많았습니다.

다음번에는 꼭 완벽하게 하겠습니다.” “언제 식사 한 번 하시죠.”

다음에 꼭 한잔 하자.”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 맹세합니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주님, 두고 보십시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입니다.”

곰곰이 성찰해보니 주님 앞에서조차 거짓 맹세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남발하는 정치인들의 선심 공약, 빈말, 거짓 맹세,

이런 것들도 탓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유다인들도 말과 관련해서

오늘날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었던 가 봅니다.

무엇보다도 당시 말들이 많았나 봅니다.

기도할 때도 깊은 침묵 기도보다는 주저리주저리, 횡설수설,

이것저것 다 갖다 붙이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강하게 금지되어 있었기에,

하늘이나 땅, 예루살렘, 심지어 괜히 아무 잘못도 없는

자신의 머리를 두고까지 맹세하곤 했나 봅니다.

허언을 남발하는 그들을 향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쌍날칼보다 더 날카롭습니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하느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마태 5,34-36)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말, 맹세와 관련해서

정확한 한 가지 지침을 내려주십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 할 것은 .’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말을 할 때에는 복잡하게 늘어놓지 말고

간단하고 단순하게 말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잔머리를 굴리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언어 사용에 있어서 솔직해지라고 하십니다.

덧붙이지도 빼지도 말고

마음속에 있는 언어 그대로를 표현하라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사실 내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누군가에게 표현하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좋은 느낌, 사랑의 감정이라면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내용이라든지,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분 상할 것이라면,

얼마나 또 망설여지는지요?

정직하고 진솔한 언어 사용이 그렇게 힘든 것입니다.

무한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말하는 대상을 향한 기도와 정중한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확실히 말이란 사람의 품격을 드러내는 것인 가 봅니다.

맹세하기보다는 먼저 실천하는 마음으로,

말하기 전에 먼저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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