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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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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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요즘의 대화 주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하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몸이 조금만 좋지 않아도 ‘혹시 나도?’ 하는 의문부호가 따라오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각양각색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라는 분은

내년 여름이 되어야 백신이 나올 것이고

2022년이 되어야 바이러스가 종식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솔직히 그렇습니다.

이분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고,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컴퓨터 공학자입니다.

그러니 백신 개발이라든지 코로나 종식에 관한 부분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한국의 언론은 몇 번이나 빌 게이츠의 말을 인용하고

기사로 내놓았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분들도 많고

여러 나라에서도 끊임없이 연구 중입니다.

그래서 가끔 임상실험까지 간 경우도 있지만

백신을 개발하는 건 병리학자나 감염에 종사하는 분들이 하는 일이지

빌 게이츠라는 분이 왈가왈부할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언론은 사실에 대한 검증도 없이

세상에 영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사에 싣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몇 번이나 호언장담하는 말을 했다가

그 말이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자 슬그머니 다른 주제로 옮겨갔는데

그런 식으로 사람들은 계속 당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검증도 되지 않는 어떤 의약품이 좋다고 공개석상에서 이야기를 했다가

그 말을 믿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공적으로 말을 하는 사람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러시아도 백신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상실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발표한 것이라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국의 언론에 따르면 독일에서 10월 중순이면

백신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제가 독일에 살고 있는 탓인지

적어도 이 기사만큼은 믿음을 가져볼 만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실제로 사람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때까지는

또 다시 시간이 걸리겠지요.

아무튼 저는 개인적으로 언론이 사람들의 두려움을 부추기거나

헛된 희망을 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언론에서는 한국의 질병본부의 정은경님을 향한

어느 현직 의사의 개인적인 의견이 실렸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힘들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을 때,

정은경님은 브리핑밖에 한 게 없다는 요지의 주장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브리핑 역시 중요한 일이고,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일 역시 실제적으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일만큼이나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의사의 개인적인 한탄이 굳이 언론에 실려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저는 했습니다.

이런 일이야말로 한 마음으로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일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고 분열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그 의사의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걸 언론이 이용한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요즘에는 무엇보다 분별의 능력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것이 진짜 기사이고 어느 것이 가짜 기사인지 분별하는 일,

그것 때문에 오히려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아무튼 제대로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하느님께 기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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