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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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4 20:25

함께 지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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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함께 생활했던 수원교구 신부님이 오늘 다시 로마로 떠났습니다.

한 달 이상 신부님과 지내게 된 게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예전에 서울대교구 남영우 신부님과는 일 년,

교구 후배인 조우현 신부님과 그리고 이번에 수원교구 김승훈 신부님.

신부님들과 지낸 시간에 대해서 딱히 이야기할만한 부분은 없지만

확실히 혼자 사는 일에 익숙하다 보니

같은 동료인 신부님과 함께 사는 일 역시

조금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상황 자체가 어찌어찌 하다 보니 함께 지내게 된 것이어서

제가 특별히 잘 해주고 특별히 못 해주고 하는 부분이 없었는데도

완전히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는 게 아니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불편한 점도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복지국장으로 마산교구청에서 근무를 할 때는

신부님들이 함께 생활하긴 했지만 공간 자체는 독립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신부님은 식사 시간 때 만나지 못하면

한 달 내내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거기처럼 독립적인 공간은 아닙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문도 하나이고 부엌에서나 통로에서도 만날 수 있으며,

언제 들어오고 나가는지 하는 부분도 알게 됩니다.

거기다 삶의 습관 또한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의 차이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오셨던 신부님들과 큰 무리 없이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오셨던 신부님과도 몇 가지 부분만 제외한다면

가능하면 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물론 그건 제 생각일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어딘가를 잘 다니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신부님이 활동적이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다면

조금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확실히 함께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대한으로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결국 그건 저의 마음일 뿐이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아무래도 혼자 지내는 일에 좀 더 익숙한 가 봅니다.

큰 변화도 없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이 많은 그런 삶이지만

저는 이게 좋습니다.

예측 가능한 삶, 가식 없는 삶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처럼 운동의 열정에도 빠져보고 싶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도 들 때도 있지만

그건 그냥 마음이 꿈꾸고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쪼록 여러 모로 손님 신부님에게 관심 가져 주시고,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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