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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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19:49

나무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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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웬 소리가 나서 밖을 내다보았더니 한창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여름 내내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의 잔가지들을 잘라내고

차가 주차하기 좋도록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조금 서두르면 하루만에도 끝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 분은 가지들을 잘라내고 있었고,

한 분은 잘라낸 가지들을 옮겨 담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리와 높이를 조절할 수 차량을 이용해서

이리저리 가지들을 잘라내고 있었는데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니 뭔가 엉성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오늘 날씨가 갑자기 무더워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을 하는데 능률이 오르기는 무리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이 굉장히 더디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기다가 퇴근 무렵에는 주차장 한쪽에 줄을 쳐놓은 상황에서

그대로 퇴근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또 다시 와서 작업을 계속할 모양인 가 봅니다.

그렇더라도 주차장 2곳을 사용할 수 없도록 줄을 굳이 쳐놓아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렇게 줄을 쳐두면 내일 학교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부모님들이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조금 번잡해질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불편을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작업을 하는 분들이 우선권을 쥐고 있는 모양입니다.

독일에서 가끔 느끼는 거지만 어떤 일이든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꼼꼼하고 정확하게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교좌성당 앞 광장에 있는 나무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교구청이 있는 건너편부터 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벌써 지난주부터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는 가지 치는 일마저도 오래 걸리는구나 하고 느꼈는데

오늘 잠시 주시하고 지켜보았더니

오래 걸리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굉장히 열심히 일하시는 것 같은데

효율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듯한 그런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분들이 훨씬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렇게 천천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저는 그냥 더디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빨리 빨리’ 진행되기를 원하는 한국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하는 사고방식이지만

너무 ‘느슨하게’ 진행되는 여기의 작업 방식도

조금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가치를 치는 요란한 소리를 내일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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