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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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4 21:55

어머니의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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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중간에는 눈도 휘날리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확실히 함부르크는 비가 많은 동네입니다.

그런데도 우울한 얼굴보다는 밝은 얼굴들이 훨씬 많다는 건

사람들의 성향 자체가

조금은 긍정적이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아무래도 외출하는 걸 자제하는 편입니다.

우산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편인데다가

젖은 거리를 걷는다는 건

낭만보다는 씁쓸한 여운을 줄 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냥 창문 너머로 비가 내리는 모습만 봐도 오히려 더 낭만적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따뜻한 커피 한 잔이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저는 그런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멉니다.

잠깐 창문 너머로 응시하다가 금방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되니 말입니다.

어머니와 카카오톡을 했는데 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몇 번이나 시도를 하셨는데

저는 들리는데 어머니는 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는 결국 동생과 다시 카카오톡으로 연결되었는데

동생과는 통화를 할 수 있는 걸 보니

어머니 휴대폰 기기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휴대폰 기기를 사용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 가 봅니다.

예전에 서울로 출장을 갔을 때,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의 휴대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자

어느 할아버지가 급히 자신의 휴대폰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휴대폰 벨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하는 까닭에

시대의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들도 생깁니다.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있을 때,

어르신들을 위한 휴대폰 사용 교육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봉사자들 몇 명과

휴대폰을 보다 잘 이용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도록 하여

거의 일대일로 휴대폰 사용방법을 알려드리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때 호응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르신들은 자녀들이나 손주에게 물어볼 수도 있지만

자꾸 물어보는 걸 미안해하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복지관 대학생 봉사자와 시간을 가지는 걸 더 선호하더군요.

우리 성당 흰머리 소년소녀들 가운데도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성당의 청년들에게 물어보는 분들이 있더군요.

오히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자녀들이나 손주들에게 묻는 것보다

그게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휴대폰은 정말 복잡합니다.

저 역시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 몇몇 기능을 제외하면

사용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프로그램도 많으니까요.

아마도 어머니의 휴대폰 수신 기능에 약간 문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저만큼 앞서 가는 신기술을 따라 가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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