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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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올라프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날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이때 이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는데

앞으로는 해마다 이맘때면 여기서 주일미사를 봉헌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에는 미사를 봉헌하고 나왔을 때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올해는 아직 눈 소식이 없습니다.

저희가 매 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예수 성심 성당에 비해서

조금 큰 성당이지만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성당이 성 올라프 성당입니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는 수녀님께서 성당을 열어주시고,

특히 마이크에 대해서는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셨는데

올해에는 신부님께서 성당을 열어주셨습니다.

수녀님들께서 사시던 분원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럽에는 성소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당에 나와서 생활하시는 분원을

이제는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수녀님께서 계시지 않으니

마이크에 대해서는 그렇게 마음 졸이지 않게 되어 다행입니다.

독일에 와서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면

성당이 주일에도 굳게 닫힌 채로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성당 문은 기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다른 날은 몰라도 주일만큼은 성당을 닫아놓지 않습니다.

미사 때만이 아니라 주일이기 때문에,

즉 하느님의 날이기 때문에 모두를 초대한다는 의미에서 열어두는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주일에는 성당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에 오니

성당은 열쇠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물론 성당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긴 한국에서는 주일미사 말고도

기도를 하기 위해 성당을 찾아오는 분들이 있고,

사무장님이나 수녀님이 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열어두어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분들이 없기 때문에

성당을 계속 열어둘 수는 없을 것이라 이해를 하면서도

마음이 서글펐습니다.

미사를 마치면 마치 썰물처럼 신자분들이 빠져 나가고

성당은 굳게 닫힙니다.

어쩌면 그게 독일의 열악한 신앙 환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제의방이나 다른 곳의 문은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성당만큼은 주일에 열어두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미사 장소가 변경되어서 그런지

미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평소보다는 많이 적어 보였습니다.

어쩌면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오시는 그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너무 분주하게 보내느라

그 기쁨을 맞이할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은 변화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 올라프 성당에서의 미사 봉헌은

여러 면에서 저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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