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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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8 22:00

시간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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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뿐만 아니라 지방의 소도시에도

한국에서 오셨던 분들이 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방공동체를 가면

그 지역 인근의 도시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하노버의 경우에는 힐데스하임, 볼프스부륵, 브라운슈바이그에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하멜에서 사시는 가족도 왔었는데

그분들은 요즘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에 잠시 들어가셨구나 하고

추측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주일 성당에 와야 한다면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 달에 한 번이니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분명 아닌 모양입니다.

우리 함부르크만 해도

슈베린이나 뤼벡에서 주일미사에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제약이 따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되면 주일미사에 오시는 분들이 참 대견합니다.

물론 함부르크 시내만 해도 성당에 미사를 오기 위해서는

한 시간 이상 차를 타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래도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차도 없던 때였으니 걸어서 미사를 다녔습니다.

혹시 공소에 신부님이 오신다고 하면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고 신부님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그 공소에서 하루 종일 걸리는 거리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정성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의 다른 곳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톨릭교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어디를 가든지 미사의 구조는 똑같기 때문에

어느 성당에 가서도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내가 그 나라 말을 전혀 할 수 없어도

지금은 무엇을 하는 때인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신학교에 있을 때,

일본으로 3박 4일 연수를 보내주는 일에 용케도 뽑혔던 적이 있습니다.

신학교 40여명의 신학생 중에서

저와 대구대교구 동기 한 명만 선발되었으니

굉장히 자랑스러웠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일정에 일요일이 끼어 있었습니다.

일정 중에 미사를 참여하기 위해

되지도 않은 영어를 써 가며 묻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일본에서는 지역적으로 그나마 성당이 조금 있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성당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좋은 분을 만나 성당까지 안내해 주신 분을 만났는데

찾아갔던 성당에는 미사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파견이었기 때문에 결국 미사참여는 하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지만

그때 성당이 너무 반가웠고,

또 미사에 참여하신 신자분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어쩌면 그때의 기억이

신부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시간이 제법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성당을 찾아갔던 그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있습니다.

하느님께 시간을 봉헌하는 일이야말로 정말 고귀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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