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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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1 23:30

대화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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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오신 손님들이 오전미사에도 오셨습니다.

피정이 아닌 이유로 오셨지만

그래도 미사에 참여하면서 신앙적인 부분도 잘 챙기시는 것 같습니다.

두 분과 함께 커피를 마시러 나가야 하나,

아니면 평소대로 미사에 오신 마리아회 엄마들과

커피를 마시러 나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냥 평소대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분은 다른 신자분들과 함께 동행을 해도 괜찮을 테고,

저는 또 레지오 훈화 때문에 만남성당으로 잠시 와야 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니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미사 후에 두 분의 손님은 가시고

저는 세 분의 마리아회 회원들과 커피를 마시러 나갔습니다.

사실 집에서는 필터 커피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간혹 밖으로 나가게 되면

그때는 커피숍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앉아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대화의 주도권을 제가 쥐는 건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저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대화 중간중간에 동참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어떤 신부님들은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잡게 되면

자신의 이야기 위주로 대화를 진행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수다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지도 않는

중간 정도의 대화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어떤 이야기든 듣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참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가는 방식과 성향은 사람들마다 다르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할 수 있으면

대화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대화가 틀어지는 건 대부분 성급함 때문입니다.

성급하게 판단하고 속사포처럼 튀어나오는 말은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능하면 조금 느린 템포로 말을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공동빨래터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거기는 빨래를 하는 곳이지만

동네의 소식을 나누고 서로 조언도 함께 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물론 거기서는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튼 거기서 함께 빨래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동네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부터도 요즘에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고민하는 때가 많습니다.

자꾸만 생각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오히려 단순한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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