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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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 19:16

신부님들과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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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라는 시간도 종반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하는 이야기이지만

시간은 의식하지 않으면 너무나도 쉽게 쉽게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10월에는 신부님들의 모임이 있어서

더 빨리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일 년에 이렇게 가끔씩이라도 볼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함부르크 대교구가 허락해 주었기 때문에 여기로 왔으니

가능하면 대교구의 신부님들과 친교를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여기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신부님들이야 많겠지만

실제로는 신부님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시피 하고

공유할 만한 내용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신부님들과의 모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어도 같은 사제직의 소임을 맡고 있는 사람,

거기다 비슷비슷한 사목환경에 놓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좀 더 기쁨을 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예전에 동창회에 갔던 어느 신부님의 경험담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 신부님은 거의 20년 만에 동창회 모임에 갔었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을 정말 오랜만에 만난 기쁨보다

대화의 어색함이 더 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들 자녀들 이야기나 가족 이야기를 한두 마디 쯤 하는데

그 신부님은 그 대화에 끼어들기가 참 난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동창회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잘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아무튼 신부님들과의 만남 이후로 조금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을 했더니

벌써 10월의 마지막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 일요일 섬머타임이 해제되고 나면

앞으로는 밤이 점점 더 길어지는 시기가 되겠지요.

어찌 되었건 오후에 4구역 구역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소수의 신자분들만 함께 했습니다.

한국에 가신 분들도 있고, 연락이 되지 않는 분들도 있어서

오랜만에 구역 모임을 했는데도 많이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신 분들은 나름대로 좋은 의미를 품고 가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모임을 하면 서로서로에게 의지도 되고

삶의 정보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을 텐데

그런 모임이 기다려지는 모임이 아니라

내가 시간이 나면 참여하는 그런 모임의 형태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모인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진다는 건,

스스로의 삶에 너무 만족하게 살고 있다거나

내 삶에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너무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의식에서 시작되는 건 행여 아닐는지요?

아무튼 모임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점점 더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닫혀 있기보다는 열려 있는 그 마음들이 왠지 그리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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