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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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5 22:11

변화무쌍한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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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날씨가 하루에도 몇 번 씩 오락가락했습니다.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잠깐 파란 하늘이 비치고,

그러더니 금방 구름이 몰려와서 어두컴컴해지는 그런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잠시 다니러 왔던 신부님이

“와, 함부르크 날씨는 정말 대단하네요.”라고 할 정도로

변덕이 심한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서

가을은 거치지 않고 바로 겨울로 향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직은 10월의 초입인데 겨울이라니,

뭔가 낯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함부르크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합니다.

그것이 요즘에는 조금 더 심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날씨 역시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인 걸까요?

16살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린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소녀 이전에 이미 교황님께서는

환경회칙에서 지구라는 공동의 집을 위해서

서로 함께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변덕스런 함부르크의 날씨도

환경문제 때문에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하찮은 미물에게까지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 불교에 비해서

그리스도교는 아무래도 사람 중심의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모든 동식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사람이고,

사람에게

세상 모든 만물을 지배하는 권한을 주는 장면도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을 지배한다는 개념이 강했던 게 사실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이 아니라

마음껏 사용해도 좋은 그런 자연이 되어버렸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지배라는 말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합니다.

지배 이전에 하느님께서 그 권리를 위임한 것이라는 의미로 말입니다.

그래서 지배라는 말보다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던 그때로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보시니 좋았다.”라는 말에 무게중심을 옮겨놓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배라는 말 이전에

함께 조화로웠던 바로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지요.

하와는 뱀의 유혹에 빠져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깨어지고,

하와는 아담을 유혹함으로써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깨어지며,

아담은 변명을 함으로써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깨어집니다.

그렇게 깨어졌던 모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오셨고,

가로와 세로가 만나는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지만 부활하심으로써

그 모든 관계를 이어주는 구원자가 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모든 관계는 ‘보시니 좋았다.’라는

그 시초의 관계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평등한 관계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공동의 집을 위한 노력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함부르크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멋대로 환경을 파괴한 잘못의 결과가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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