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한국의 공휴일과 외국의 공휴일이 겹치는 날이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10월 3일이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개천절 공휴일이고 독일은 통일의 날로 공휴일입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는 8월 15일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그리스도교 국가답게 성모 승천 대축일이어서 공휴일이고,

한국에서는 광복절입니다.

어찌 되었건 10월 3일은 한국에서도 휴일이고 여기 독일에서도 휴일입니다.

독일에 살다 보니 공휴일에 대해서는 감각이 별로 없습니다.

달력은 한국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독일의 휴일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에서는 휴가기간이 5주 정도 되기 때문에

공휴일이 한국에 비해서는 적은 것 같습니다.

한국도 직장을 오래 다니신 분들은 한 달 정도 휴가를 쓸 수 있기는 하지만

독일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기 때문에

공휴일이 훨씬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개천절은 ‘하늘이 열린다.’는 뜻으로

기원전 2333년 단군이 고조선을 처음 건국한 일을 기념합니다.

우리 민족의 시조라고 알려진 단군이

BC 2333년에 홍익인간의 이념을 가지고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 칭하고 즉위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지요.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공휴일이 그렇듯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일은

거의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었던 나라가

극적인 통일을 이룬 날을 기념합니다.

그렇지만 독일에서도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10월 3일이라는 날은

1990년 처음으로

통일기를 베를린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 게양한 날이면서

통일협약서를 작성한 날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날을 기념하려고 했지만

11월 9일은 히틀러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10월 3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라도 한 번 찾아보니

10월 3일에 대한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두 나라 모두에게 10월 3일은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라는 시점이 존재합니다.

그런 시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넘쳐 났던 사람이고,

그런 시점이 적으면 적을수록 안정됨을 선호하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

그 안에는 불안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다시금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정해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공휴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그 날은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공휴일을 휴일답게 보내셨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