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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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 06:24

부활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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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성야의 감동이 오래도록 남아 어떤 글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부활성야의 예식이 조금 길기는 하지만 우리에겐 신앙의 핵심이 담겨 있는 예식입니다.

비록 제가 세례갱신식과 보편지향기도의 순서를 뒤바꾸는 실수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식 자체는 참 좋았습니다.

원래는 부활찬송을 긴 찬송을 노래해야 하고

독서도 구약에서 7개의 독서, 그리고 신약에서 1개의 독서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부활찬송도 짧은 찬송으로, 독서도 3, 5, 7 독서 밖에 하지 않았지만

길이의 문제이지 거기에 담겨 있는 핵심은 피해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라는 간결한 문장이

부활성야의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신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예수님의 부활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의 주님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활성야의 예식은 청년들과 신자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저녁 8시에 미사를 봉헌하는데

여기서는 아직도 해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예식서에서는 밤이 되어야만 예식을 진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저녁 8시면 시간적으로는 어두워져야 할 시간이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가 완전히 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사를 봉헌한 것이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더 늦게 미사를 봉헌하면 집으로 되돌아갈 일이 걱정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도시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귀가하는 일 또한 하나의 스트레스이겠지요.

이번 부활성야 때도 신자분들에게 선물을 나눠드렸습니다.

지난 번 성타전야 때는 꽝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꽝을 만들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것저것 사 모았습니다.

다행히도 꽝이 나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신부님이 돈을 많이 쓴다고 걱정을 해 주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돈을 모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저 같은 사람은

조금은 나눠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비싸지 않은 선물이지만 그 선물들을 하나하나 사 모으면서

신자분들의 미소 머금은 모습을 상상하는 건 저 나름대로의 또 하나 즐거움이었습니다.

인기를 위한 것도, 신자분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 자체로 저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로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나누어주셨듯이

저는 소박하지만 작은 선물로 신자분들과 부활의 기쁨을 나누려도 했던 것뿐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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