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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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21:38

낯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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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제가 살고 있는 건물 지하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도 주의를 요한다는 공문이 왔는데

오늘은 아예 층층마다 그걸 써 붙여 놓았더군요.

이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저 뿐인데

도대체 그 사람은 어떻게 어떤 식으로 들어왔는지 참 의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의심의 눈초리는

자연스럽게 저희 공동체와 포르투갈 공동체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끔씩 물건을 바깥으로 옮겨가야 할 때가 있으면

문을 고정시켜 놓는 것이 조금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물건을 밖으로 옮겨가는 일이 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문 앞에서 지키고 서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낯선 사람이 들어올 수 없도록 우리 스스로도 조심을 해야겠지요.

다만 저의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종이를 버리기 위해서 지하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

지하의 통로에 도달합니다.

그런 다음 주차장과 종이를 버리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열쇠로 문 하나를 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낯선 그 사람은 그렇게 넓지 않은 지하 통로에서 지낸 것인지

그게 아니라 지하주차장까지 갔다면

그건 열쇠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통로에서 지냈다고 한다면

밤에 제가 순찰이라도 한 번 돌아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 않고 지하주차장이었다면

어떻게 거기까지 갈 수 있었을까요?

아무튼 밤에는 저 혼자만 건물에 살고 있는데

누군가가 이 건물에서 지냈다니 조금은 소름 돋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도대체 왜 자꾸만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일까요?

지금은 바깥이 그리 춥지도 않아서

오히려 바깥에서 지내는 것이

컴컴한 지하에서 지내는 것보다 훨씬 나을 텐데요.

제가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기 함부르크도 노숙인을 위한 시설들은 있는 걸로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역 주변에는 많이 보이지요.

그런 분들은 어쩌면 어떤 규율에 얽매이기보다는

노숙생활이 오히려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바깥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건물에 들어온 그 사람은

그런 노숙인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참 미스테리 합니다.

사실 월요일에 누군가가 저희 집 초인종을 눌렀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생각하며

누구냐고 묻자

다짜고짜 당신에게 가야겠으니 문을 좀 열어달라고 했습니다.

이런 분들은 십중팔구 돈을 구걸하는 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안 된다고 하며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당연히 문을 열어주지도 않았고요.

혹시 그 사람은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함부르크에도 생각과 사고에서 아픈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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