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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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20:20

소설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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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충분한 시련을 겪어야 하고,

두 번째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하며,

세 번째는 적어도 한 번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은 주인공이 되기 위해

어느 하나 빠짐없이 모두 반드시 필요한데,

예를 들어 분명한 목적도 있고 기회도 주어지지만 충분한 시련이 없다면

독자들이 감정을 이입시키기가 힘이 듭니다.

시련도 있고 기회도 주어지지만 목적의식이 없다면

독자들은 책을 읽는 목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시련도 겪었고 목적의식도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소설을 읽는 입장에서 맥이 빠지게 되는 법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면모를 보면 당대의 잘나가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조금씩 모자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잘나가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고 어부와 같은

그저 그런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나아가 세금을 걷는 세리, 이러한 세리와는 반대로

무력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열혈 당원 등,

세상의 구원이라는 과업을 이루기에는 뭔가 하자가 있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훗날 예수님의 수난을 보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니

이들은 확실히 충분한 시련을 장차 겪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받았고

이를 통해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곧 그들이 부족함을 갖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음으로써

분명한 목적을 가질 수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의심하기도 하고,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동안 잠에 빠지기도 하며

수난의 두려움으로 부활 교리를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 그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주님의 십자가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기회입니다.

결국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유다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저마다 이 기회를 무사히 성공시켜

구원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 역시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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