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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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30 21:20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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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4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화요일 오후에 하던 레지오 팀과 수요일 오전에 하던 레지오 팀이

이번 주만 오늘 오전으로 시간을 옮겼습니다.

꾸리아 단장님이 점심 초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화요일 오전에 사람들로 북적거리니 조금 낯설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성당에는 사람들이 많은 게 훨씬 보기 좋습니다.

예전에 이탈리아의 어느 성당에 갔을 때였습니다.

미사시간 이외에는 성당문을 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성당이라는 곳이 어느 때나 사람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당을 노리는 소매치기나 초 봉헌금을 노리는 도둑들로부터

성당을 보호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게 닫힌 성당문은 참 서글퍼 보였습니다.

어쩌면 유럽교회가 점점 더 초라해지는 모습을

거기에서부터 보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성당이라는 곳은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제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예전에 제주도의 어느 성당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던 어느 자매님이

갑자기 공격한 중국인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있어서

정말 가슴 아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당이 닫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사건은 일어나서 안 되는 사건이고 그래서 지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예전에 마르틴 루터 킹 목사님의 전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목사님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교회 정문에서 거절당한 아픈 경험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백인의 교회, 흑인의 교회,

이렇게 구분이 되어 있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성전인 교회가 그래서는 정말 곤란합니다.

어떤 차별도 없이 기도하러 오는 사람을 품어 줄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될 때,

비로소 신앙도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24시간 열려 있는 성당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활동하는 시간에는 열려 있어야 하는 게

성당의 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당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면 저도 모르게 신이 납니다.

고등학교 시절, 독서실을 갈 수 없는 형편이었던 저는

성당의 회합실을 공부방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신앙과는 전혀 상관없이 회합실을 독서실처럼 이용하는 것이었지만

거기서도 알게 모르게 신앙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주로 방학 때 이용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공부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렇게 어울려 논 적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성당이라는 공간을 활용해서 동기들과의 우정을 쌓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성당은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비록 우리 성당은 교구 사무실로 사용되는 공간 안에 있기 때문에

닫혀 있기는 하지만 누구라도 원할 때,

만일 제가 집에 있다면 흔쾌히 열어줄 수 있습니다.

가끔씩 제가 문을 열어주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당은 신자분들에게는 늘 열려 있는 공간이니까요.

아무튼 만남성당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니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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