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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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구원을 통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믿지 않는 미신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백인호(서울 새남터본당, 37)


답) 사제는 세례식에서 "신앙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줍니까?" 하고 묻습니다. 이에 예비신자는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하고 응답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하느님 자녀가 되는 세례식에서 영원한 생명, 즉 구원을 약속받습니다. 우리가 교회에 신앙을 청하고 믿음을 약속했기에 구원을 얻을 자격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세례성사의 은총을 받은 우리는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성체를 통해 '구원의 희망'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미신자나 타종교인들은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톨릭교회는 미신자와 타종교인들의 구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되길 원하십니다(1티모 2,4). 이는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의지와 크나큰 은총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자기 탓 없이 아직 하느님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신다. 사실 그들이 지닌 좋은 것, 참된 것은 무엇이든지 다 교회는 복음의 준비로 여기며, 모든 사람이 마침내 생명을 얻도록 빛을 비추시는 분께서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교회헌장」 16항).

성경 또한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신다(사도 17,25-28)고 말합니다. 교회는 이를 통해 세례의 은총은 받지 않았지만, 그리스도인과 같은 양심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에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구원이 있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노숙인들과 평생을 함께 살았던 프랑스 아베 피에르 신부는 자신의 저서 「단순한 기쁨」에서 인간에 대한 근본적 구분은 '신자'와 '미신자'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 앞에서 등을 돌리는 자'와 '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길 바라는 자'에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구원은, 가장 작은이들에게 사랑을 베푼 피에르 신부처럼 날마다 보잘것없는 이들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