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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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개신교에서 개종한 예비신자입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종종 기도원을 찾아가 기도합니다. 가톨릭에는 기도원같은 장소가 없나요?

강주연(서울 하계동본당, 56)


(답) 우선 천주교의 새 가족이 되신 자매님을 환영합니다.

개신교 기도원은 숙식을 하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입니다. 신자들은 어떤 특별한 지향을 갖고 기도를 청하거나 신심을 굳세게 하기 위해 평소 예배를 드리던 교회를 떠나 이곳을 찾습니다.

자매님께서는 '피정(避靜)'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피정은 개신교 기도원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장소를 지칭하는 기도원과 다르게 피정은 더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피정은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세상을 벗어나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피정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단식하며 기도했던 40일간의 고난을 제자들이 본뜬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피정의 수호성인인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는 피정의 정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한적한 곳에 외따로 지냄으로써 정신이 많은 일에 분산되지 않고 모든 관심을 하느님을 섬기고 자기 영혼을 향상시키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하느님이 주신 우리의 능력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피정은 고요한 가운데에서 묵상하고 성찰하고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현재 교구, 수도회, 본당 등 여러 곳에서 피정을 열고 있습니다. △말씀에 푹 빠질 수 있는 성서통독 피정 △내면의 상처를 돌아보고 말씀을 바탕으로 회복하는 상처치유 피정 △미리 죽음을 준비하며 인생을 성찰해볼 수 있는 죽음경험 피정 △부모ㆍ자녀 간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가족관계 피정 △오롯이 침묵 속에서 진행되는 대침묵 피정 등 그 주제와 형태도 다양합니다.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향심기도 피정 등은 이제 막 하느님께 다가가기 시작한 예비신자들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교회의 누리방(w ww.cbck.or.kr)을 비롯해 교구 주보나 수도회 누리방을 참고하면 더 많은 피정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템플스테이와 명상이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이때 가톨릭 피정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마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조용한 가운데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절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주님 품에 안겨 온전히 하느님 자녀로 머물러보는 건 어떨까요. 주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기에 앞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