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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19:55

5) 내가 만난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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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내가  만난  세상은                                   김 진호 (프란치스코)

 

내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감사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내가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엄청난 축복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유를 이야기하기조차 부끄러운 죄인이었던 제가 하느님과 만날 수 있었던 은총은 온전히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사랑의 축복으로 인도해주심이었다 라고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하느님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음에 이해를 청하면서 오늘은 광부의 삶에서 겪었던 추억들을 찾아보려고 한다사실 내가 광부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큰 이유는 마귀 같은 돈이란 놈의 위력에 끌려 마음에도 없는 파독광부라는 사명을 받고 독일 광부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그러니까 내가 파독광부가 될 무렵 1974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554불 이었고 서독의 국민소득은 4872불 이었다그래서 내가 독일에서 일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의 열배정도나 많은 연봉을 받을 수가 있다는 좋은 조건의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쩌지 못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니까 내가 독일에서 1년 동안만 일해도 우리나라에서 10년을 먹고 살 수 있다는 현실에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거기에다가 나를 심하게 유혹한 것은 독일 사람들의 생활환경과 조건들이 너무 부러웠다무엇이 그렇게도 좋아보였느냐 하면 독일의 노동법과 건강보험과 퇴직연근보험 유아수당과 무상교육과 사회보장법 1년에 개인에게 6주간 주어지는 휴가와 노동자 근무시간도 주 540시간이라는 현실의 조건들이 마음에 들었다이와 같이 여러 가지 좋은 조건들이 우리나라와 비교가 될 수 없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귀가 솔깃했었다이렇게 좋은 조건들과 돈의 유혹에는 아무리 안 좋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거절할 수가 없었기에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인내가 필요했다그래서 오늘은 내가 독일광부로 살면서 겪었던 경험들과 추억들을 기억나는 대로 찾아보려고 한다광산근무 중에서 맨 먼저 생각나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었다나는 광산근무를 시작하고 9개월이 지나면서 힘이 없고 몸이 피곤해지기에 병원에 찾아가 진찰을 받게 되었는데 의사가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6주간 병원에 입원하여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서 5개월간 병가를 내가면서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병원 6주간의 병원비는 건강보험회사 에서 백 프로 부담하고 병가 6개월간의 월급은 회사 측과 실업자보험에서 백 프로 지급받았다긴 병가를 마치고 출근하던 날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에서 불안해지고 긴장되면서 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사실 병명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오랫동안 병가로 회사 측에 손해를 입혔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회사 측에 죄 의식을 느끼면서 고개 숙여 반성하며 감사했다. 더 감사하고 싶은 것은 내가 다시 일을 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어려운 조건에서도 내가 다시 광산에서 일하게 되면서 생각나는 말이 있다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드니 이는 바로 나를 두고 전해지는 명언이 아니 인가하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고개를 숙이고 죄의식을 느끼면서 일을 시작한지가 아직 한 달이 체 되지도 않았는데 글쎄 아직도 까마득하게 남은 정년퇴직문제를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혹시 불구자가 된다 하여도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실업자가 되어도 2년 동안에는 월급의 80%를 받는다는 조건과특별히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육까지 무상교육에다가 유아수당과 연6주간 정기휴가는 법적으로 정해준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도 좋았다이같이 좋은 조건들 속에서 살면서도 나는 만족하지 못하고 평등하지 못한 세상을 원망하며 방황했던 어리석은 시절도 있었다내가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 것은 어쩜 독일광산에서 하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여기 독일광산에서 내가 하는 일들은 광산 측에서 정해진 모든 규칙과 조건에 따라 매일같이 1000m 깊이 섭씨 30~40도를 오르내리는 작업장에서 연탄을 파내야 하는 힘든 중노동이었다내가 여기에서 특별히 불만했던 것은 독일광산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장비들은 체격이 크고 힘이 센 독일 사람들의 조건에 맞도록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에 체구가 작고 힘이 약한 내가 그리고 우리나라 광부들이 사용하기에는 육체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힘든 일이었다거기에다가 탄맥의 높이가 2 m 이상 높이로 석탄이 꽉 차있는 광경이 근사하고 탐스럽게 저장되어있기 때문에 석탄을 파내는데 키가 작은 나에게는 무리가 되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다거기에다가 석탄을 파낸 곳을 다시 메워야 되기 때문에 1m 간격으로 천반을 떠받치기 위해서 안전 기둥을 세워야 했다그래서 그 통나무 기둥을 지반과 천정의 높이에 맞도록 잘 측량해서 기둥을 세우는 작업이다.

그런데 기둥들의 지름이 20~30cm나 되기 때문에 기둥(동발)을 톱으로 정확하게 잘라서 세운다는 것이 대단히 힘들었다글쎄 이놈의 나무기둥이 너무 뚱뚱하고 무거워서 내가 다루려면 젖 먹던 힘까지 합해서 사용해도 모자랄 정도로 힘겨웠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입고 있는 작업복이 꼭 소낙비를 맞은 것처럼 흠뻑 젖어 있는 작업복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이나 벗어 짜고 다시 입어가면서 하는 힘든 일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매일같이 흘리고 있는 땀은 1~2리터나 되었다.

이렇게 힘들 때마다 나는 늘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다그러면서 이를 악물고 크게 숨을 들어 마시며 눈물로 하소연 해가며 마음을 달래가며 결심했다그래 돈을 벌어야 하니까 하는 생각에 돈의 노예가 되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참고 견디면서 열심히그리고 또 성실히 일을 해야 했다. 이와 같이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하다가보니 대한민국의 광부들은 하나같이 신임을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서 많은 칭찬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온 광부들이 독일광산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석탄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때문에 회사 측에서도 좋아하며 칭찬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드디어 한국에서 온 광부들이 일을 잘 한다는 소문이 퍼져 나돌기 시작했다. 소문에 소문은 어느새 신문가자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이러한 사실들이 독일신문에 보도가 되기 시작되었다이렇게 부지런한 국민들을 처음 보았다는 소문은 여러 신문기사를 통해 보도되었다이와 같은 사실들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독일국민들로부터 한국에서 온 광부들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친절한 대우를 받았다그러나 아무리 많은 칭찬을 받고 좋은 대우를 받고 돈을 많이 벌지라도 광부라는 직업은 위험했다. 광부라는 직업은 시도 때도 없이 사람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나쁜 조건 때문에 광부들은 늘 위험하다는 공포 속에서 떨며 긴장해야 하는 고통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광부라는 직업에도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안정되어갔다독일 국민들과 광산 측에서의 친절과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이 있다는 기쁜 소식들을 하나씩 들으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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