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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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9 20:08

혼자 살 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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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혼자서 살 때보다 한 사람이 더 있으니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음식에 관한 부분이 그렇습니다.

음식준비는 조신부님이 도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잘 얻어먹으면서 지내고 있지만

소모품들이 혼자서 살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소비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쓰레기통도 저 혼자 살 때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비워주면 되었지만

지금은 거의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버리러 나갑니다.

아무래도 저와는 달리 요리를 하다 보니 그렇겠지요.

신자분들이 가끔씩 음식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어떤 음식재료들은 오래 놔두었다가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실 혼자 살 때는 밥만 겨우 밥통으로 하고

있는 음식들을 대충 챙겨먹는 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신부님은 끼니때마다 뭔가 요리 하나 정도는 하는 편입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게으른 저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가 좀 더 소비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 쓰레기도 좀 더 나오겠지요.

아무튼 혼자서 살 때보다 차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정주부들이 정말 위대한 것 같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끊임없이 음식을 하고 청소도 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요즘에는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남자분들 중에서도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음식을 만드는 일은 여자분들이 합니다.

음식도 만들고 정리도 하고 게다가 자녀들까지 두루 보살펴야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결혼을 했다면 아내를 평생 부려먹었을 터이니

혼자 사는 결정을 한 게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신부님과 함께 지내는 일은 물론 불편함을 자아내는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서 마음대로 지내던 때와는 달리

아무래도 조금은 신경 쓰이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정생활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특별히 위대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도 토마스가 투정을 부린 이유도

그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 소외되었다는 그 느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더불어 살아갈 때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 역시 존재하고

특별히 그분의 노력 때문에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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