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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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2월부터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고 있는데 9월께 교육이 끝난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받는 교육이지만, 교육이 길게 느껴집니다. 신자가 되기 위한 교육기간이 이렇게 길어야 하나요? 김용환(수원교구 구성본당, 24)

답) 반년 넘게 매주 성당에 가서 교리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으시겠죠. 교육 내용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의 세계에 집중돼 있다보니 예비신자 입장에서는 지루하고, 때로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리교육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건 비단 형제님뿐만이 아닙니다. 교육이 부담된다며 도중에 포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더구나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교육받기가 더 힘들겠지요. 시험을 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차차 익혀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대교회부터 있던 예비신자 교육기간은 영적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교육과정을 수료해서 수료증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선시했던 사회적 가치를 내려놓고 그리스도를 믿고, 사랑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이미 세상에 태어나면서 비슷한 준비기간을 거쳤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말입니다. 어머니 품에서 10개월가량 살면서 육체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며 세상에 나가 어머니를 만날 준비를 했지요.

교리교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라는 어머니 뱃속에서 그리스도의 자녀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성장하는 것처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영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이지요. 이 기간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배우며 하느님 자녀로 거듭날 준비를 합니다. 이 기간을 거쳐야 비로소 세례를 받을 준비가 끝나는 겁니다.

교리교육을 영적으로 성숙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여긴다면 지루함이 덜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교리교육 기간이 빨리 끝나길 누구보다 바라는 건 바로 예수님입니다. 당신 자녀로 거듭날 형제님을 만날 그 순간을 기다리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