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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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6)
 
 
8. 예수 그리스도는 계시의 완성

1) 왜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완성이신가?

하느님의 계시는 모세와 예언자들을 통해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모세와 예언자들에게 주신 말씀들은 구약 성경에 기록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에 살펴본 바와 같이 구약 성경은 하느님 계시를 위한 준비 단계이고, 그 자체로서는 완전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달해 준 예언자들은 불완전한 인간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100% 이해할 수 없고, 100% 정확하게 전달할 수도 없었습니다.(구약 성경이 엉터리고 무가치하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알게 될 때 제3자의 소개를 받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제3자의 소개 내용이 완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완전한 방법은 우리가 알고자 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을 소개해 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완전한 자기 소개, 자기 계시는 예수님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요한 1,18)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유일한 ‘말씀’이시다. 성부께서는 모든 것을 그분 안에서 말씀하셨고, 그 말씀 외에 다른 말씀은 없다.(가톨릭교회교리서 65항)

2) 예수님께서 계시해 주신 내용은 무엇인가?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은 오랜 세월의 신앙 여정을 통해서 “참된 하느님은 야훼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한다(율법 준수)”,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의 행실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과 사는 것은 다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구약의 계시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신앙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보다 깊은 하느님의 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용서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알려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장) 등의 말씀으로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죄인들, 병자들,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 주심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하느님 사랑의 한없는 깊이를 증언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계시하시기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바치셨던 것입니다. 여기에 더 덧붙일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예수님을 통해 계시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엄청난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서 우리들의 사랑 의무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이제 우리도 어떤 상황에서도 이웃들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웃 사랑은 단순한 계명이 아닙니다. 사랑은 인간의 본질입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통로임을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계시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 4,11-12)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내면의 엄청난 비밀까지 계시해 주셨습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라는 선언과 더불어 삼위일체의 신비를 알려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 내면에 계신 제2위격이신 성자의 신분이 아니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신비를 계시하신 것입니다. 이 계시 내용은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증명이 되었습니다.(이 부분은 삼위일체론을 다룰 때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3) 계속 이해되어야 하는 예수님의 계시

계시가 완결되었다고는 해도 그 내용이 완전히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은 시대를 살아가며 계시의 내용 전체를 점진적으로 파악해 가야 할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66항)

이태리 소아과 의사였던 베라타 몰라는 1962년 네 번째 자녀를 임신했을 때 자궁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면 아이를 낙태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종양 제거 수술을 거부했고, 결국 아이를 출산한 후에 사망했습니다. 아이를 향한 지고한 모성애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출생한 아이가 엄마의 사랑의 깊이를 단 한 번에 쉽게 깨닫을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결정적 계시를 깨닫아 가는 과정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모두 다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그 사랑의 깊이를 단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교회 전체가, 그리고 신자 개개인이 예수님께서 계시하신 내용을 점진적으로 이해해 가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고, 성령의 도움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2012년 12월 2일 대림 제1주일 의정부주보 4-6면,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