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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뜨거운 사랑, 우리를 구원하시네

 

예수님의 사랑을 표현한 김종숙 작가 도예작품.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가톨릭 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올해 6월 23일)이 있는 매년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제정하고 있다. 축일에는 성시간과 기도회를 통해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신심행사가 열려 그리스도인들이 성심의 신비를 묵상하게 된다. 예수 성심을 공경하고 묵상하는 신자들은 기도와 희생, 보속으로 사랑에 보답할 것을 다짐한다.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을 일컫는 예수 성심은 강생의 신비와 수난, 죽음, 성체성사 설정 등을 통해 드러난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을 심화시키고 성덕을 닦는데 가장 탁월한 신심으로 꼽히는 예수 성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예수 성심이란

예수 성심은 한마디로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이다. 보통 ‘예수 성심상’에서는 예수님의 심장에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으로 표현된다. 옛 교부들과 신학자들은 예수 성심을 사랑과 은총으로 생각해 심장에서 흘러내린 물이 영혼을 씻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세례성사를 상징한다고 봤다. 또 피는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게 하는 영혼의 양식, 성체성사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다. 성경에서는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는 말씀을 전한다. 예수 성심은 성령과 함께 초자연적인 은총의 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성심이란 신체기관인 ‘심장’만을 따로 떼어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감정과 사고, 의지를 맡은 중추기관으로서 그리스도 인격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또 예수 성심은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회칙을 통해 “예수 성심은 하느님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사랑의 감정들까지도 나타내고 있다”며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와 구세주 하느님이 모든 인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비”라고 밝힌 바 있다.

 

예수 성심 신심의 역사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사실 중세 이전까지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이었다. 주로 수도회에서 권장되고 보급되면서 소수 신비주의자들이나 성인들에게만 국한됐다.

예수 성심을 교회가 공인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하게 된 획기적인 계기는 1673년 12월 27일에 일어난 예수님 발현이었다. 당시 프랑스 방문회 수녀였던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Margaret Mary Alacoque, 1647∼1690) 성녀에게 예수님이 발현한 것이다.

1675년까지 2년간 70회나 발현한 예수님은 성녀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내 거룩한 마음은 인간 모두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내 성심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홍수를 퍼부어 성덕과 구원 은총으로 그들을 부유하게 하고 멸망의 구렁에서 건져내려 한다.”

예수님은 또 당신 성심을 공경하는 특별한 축일을 제정하고 교회가 공적으로 당신께 영광을 바치라고 요구하며 이렇게 약속했다. “나는 성체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을 내 성심을 공경하는 날로 정하기를 원한다. 그날 영성체하는 영혼들은 내 성심에서 사랑의 은총을 홍수처럼 풍부하게 얻게 될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에 지내는 예수 성심 대축일의 근거가 됐다.

이후 역대 교황들은 공식 문서들을 통해 예수 성심 신심을 승인하고 널리 보급하는 것을 권장했다. 가장 먼저 클레멘스 13세 교황(1758~1769)이 예수 성심 신심을 허락하고 교령을 반포했다. 이 교령은 교회가 예수 성심 신심에 대해 처음으로 분명한 견해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1856년 비오 9세 교황은 예수 성심 축일을 전 세계 교회 축일로 확산시켰다. 1899년 레오 13세 교황은 모든 인류를 예수 성심에게 봉헌할 것을 선포했고 이후 비오 10세는 해마다 이 봉헌을 갱신토록 했다.

‘예수 성심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비오 12세 교황은 1956년 회칙 「물을 길으리라」(Haurietis Aquas)를 반포했다. 종전까지의 회칙과는 달리 예수 성심 공경의 교리 근거를 신학적으로 제시했다. 비오 12세는 “예수 성심 신심은 하느님 사랑을 배우는 가장 효험 있는 학교”라며 “인류를 구원의 샘으로 초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장 적절한 응답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1888년 7대 조선교구장 블랑 주교가 예수 성심에 한국교회를 봉헌한 바 있다. 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해마다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기도 하다.

 

예수 성심을 응시하는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를 그린 지퀸토 코라도 작품(1765년).

 

예수 성심 성월을 맞는 신앙인의 자세

예수 그리스도는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에게 다음과 같은 12가지 성심의 약속을 남기면서 당신 성심에 사랑을 바치고 봉헌하는 이들에게 축복과 은총을 풍성히 내리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① 생활에 요긴한 모든 은총 ② 가정의 평화 ③ 성심상이나 상본을 놓고 공경하는 모든 곳에 강복 ④ 근심하는 자들에 대한 위로 ⑤ 죽을 때에 든든한 의탁 ⑥ 모든 사업에 풍성한 강복 ⑦ 죄인들에 대한 무한한 자비 ⑧ 냉담자들이 열심하게 됨 ⑨ 열심한 영혼들을 성덕과 완덕으로 이끔 ⑩ 사제들에게는 어떤 마음이라도 감화시키는 은혜를 줄 것 ⑪ 성심 공경을 전파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지워지지 않게 할 것 ⑫ 9개월간 연이어 매달 첫 금요일에 영성체 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통회 은총을 주어 은총 지위에서 죽게 할 것.

예수 성심을 겉으로 공경한다고 해서 이 모든 은혜를 모두 받아 입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이러한 특별 은혜를 받으려면 성심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공경해야 하며 끊임없이 기도를 바쳐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는 이기주의와 무관심으로 인해 사회 전체에 병폐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예수 성심을 진심으로 공경해야 하는 이유다. 

예수성심 전교 수도회 창립자 쥴 슈발리에(Jules Chevalier, 1824~1907) 신부는 “예수 성심 신심 공경으로만 이기심과 종교적 무관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예수 성심 신심만이 세상 구원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에 각 가정과 본당과 교구를 성심께 봉헌하고 있다. 예수 성심을 진심으로 공경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의 신앙을 쇄신하고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톨릭신문, 2017년 6월 4일, 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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