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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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1 20:09

성령강림대축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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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한뜻으로

 

영광스런 승천 이후 예수님은 더 이상 가시적인 모습으로 지상에서 활동하시지 않지만, 성령을 통해 당신의 말씀을 믿고 전하는 이들과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셨다. 그 약속을 간직한 사도들은 복음의 발걸음을 내딛는 곳마다 주님의 뜨거운 현존을 체험하며, 마침내 목숨까지 바치는 열정으로 그리스도의 신앙을 증거했다. 이러한 사도 전통을 계승하는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는 “성령을 믿으며” 오늘도 끊임없이 세상 한가운데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전례력 안에서 <성령강림대축일>은 바로, 교회의 탄생과 하느님 백성의 정체성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축제이자 쇄신의 날이다. 이번 호 전례돋보기는 50일간의 부활시기를 마감하고, 연중시기를 시작하는 성령강림대축일 미사전례에 깃든 의미를 되새긴다. 

 

 

오순절 축제의 날에 성령이 강림 

2천 년 전 이스라엘의 봄. 보리와 밀을 거두어들이고 나면 햇곡식을 하느님께 드렸다. 감사제라는 축제를 통해서다. 이 감사제는 수확절(탈출 23,16) 또는 주간절(탈출 34,22; 민수 28,26 ; 신명 16,9)이라고도 불렀는데 농경축제인 이 기간은 구약의 구원 역사와 연결된다. 이스라엘은 이 축제를 팔레스티나 땅에 정착한 후 가나안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전통이 이후 구원 역사와 연결되어 시나이 산에서 이루어진 계약과 율법 수여를 기념하는 축제로 이어졌다. 

성경은 감사제를 드렸던 농경축제 기간, 즉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했다고 전한다. 교회가 탄생(창립)하는 순간이다. 선교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기념하는 이 날은 과월절을 기점으로 50일 후에 거행했던 축제라고 해서 오순절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오순절은 초봄의 과월절(유월절)과 늦가을의 초막절과 함께 이스라엘의 ‘순례 축제’다. 

역사적으로 성령이 강림했을 당시, 13세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향했을 것이다. ‘순례 축제’ 의무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당연히 예루살렘은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고 예수의 제자들과 동조자들도 그곳에 모였을 것이다. 성경(사도2,1-11)은 이러한 오순절 축제 때 성령 강림을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는” 청각현상과 “불꽃 모양의 혀들이 갈라지면서 그들에게 나타나는” 시각현상을 이용해 극적으로 묘사했다. 사도행전은 이 사건으로 사도들이 여러 가지 다른 언어로 말하게 되었고, 성령을 받은 베드로의 설교로 대략 3,000명이 개종하여 세례를 받았다(2,1-41)고 전한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성령강림을 바벨탑으로 분열된 민족들과 대조시키면서, 온 인류의 일치와 복음 선포의 의무 그리고 구원의 보편성이라는 신학적인 주제들을 부각시켜 성령강림대축일의 기원을 수립한다. 

 

 

새로운 하느님 백성의 탄생 기념하는 전례 

성령으로 말미암은 교회의 탄생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탄생되는 것과도 연결된다. 그 시작은 성령의 놀라운 힘에 바탕을 두며, 이 힘은 인종과 나라의 온갖 장벽과 한계를 뛰어넘는다. 성령강림대축일은 바로 이러한 의미를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의 전례력은 이 대축일을 기점으로 50일간(Pentekoste)의 부활시기를 마감하고 연중시기가 시작됨을 알린다. 새 전례력에는 전날 저녁부터 예식(전야제 미사)을 기념함으로써 부활 축제를 보다 깊이 묵상한다.

 

 

대축일의 말씀들(제1독서, 제2독서, 복음)은 가?나?다 해가 모두 동일하며, 미사의 세 가지 중심기도(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후 기도)는 성령이 오늘날 우리 시대에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를 기원한다. 제1독서(사도 2,1-11)는 성령께서 예루살렘에 강림하신 사건과 성령의 활동(업적)을 전해준다. 이러한 성령 강림은 ‘복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의해 제자들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복음의 이러한 부활과 성령 강림의 연결은 ‘감사송’에서 파스카의 단일성을 매우 분명하게 표현하면서 ‘성령의 신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제2독서 (1코린 12,3b-7.12-13  또는 로마 8,8-17)는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생명을 주는 근원이심을 보여준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여러 가지 다른 선물을 주셨으며, 이 선물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성령의 세례로서 모두가 하나되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일치에로 나아가게 된다. 

복음(요한 20,19-23 가?나?다 해)은 주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을 함께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부분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 성령을 주시는 내용이다. 영성체 후 기도에서는 성령칠은과 성령의 열매들(갈라 5,22-23)을 상기시키며 오늘날에도 성령의 활동으로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청한다. 

 

 

성령의 은사가 재현(Anamnesis)되는 자리 

오순절에 성령께서 사도들 위에 내리셨고, 이 성령강림으로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태어났다. 창립의 주도자이자, 그 추진력의 주체는 성령이시다. 교회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의 선물인 ‘죄인들의 용서’라는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면서 하느님 나라 건설이라는 본연의 사명을 수행한다. 

성령을 받은 예루살렘 초대 공동체는 세상의 모범이 되는 영적 생활과 사랑의 실천을 가장 잘 보여준다. 신자들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한마음 한뜻”(사도 4,32)으로 자주 모여 기도했으며,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기 소유를 아낌없이 내어놓는 참 사랑의 정신을 공동체의 모토로 삼았다. 이것이 바로 그들 신앙과 삶의 표준 원칙이었다. 나아가 이러한 서로 간의 일치와 친교 그리고 신앙의 충실성이 가능했던 힘의 원천은 꾸준한 기도생활과 전례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교회를 이끄시는 성령께서는 단 두 세 사람이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실재적으로 함께 머무시기 때문이다(마태 18,19 참조).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전례에 자주 참여함으로써 성령의 인도에 따라 신앙생활에 활력과 기쁨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이천년 전 사도들에게 부어주신 성령의 놀라운 은사(Charisma)가 오늘, 특히 성령강림대축일 미사에서 변함없이 재현(Anamnesis)되고 선사될 것이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 그리고 날마다 한 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집 저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2.46-47). 

 

 

[복음화를 위한 작은 외침, 2011년 6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구성 최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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