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의 구분이 지금은 거의 의미가 없어졌지만

저의 경우에는 일요일부터 시작한 일주일이

화요일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무래도 월요일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냥 하루 푹 쉬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요일에는 의식적으로라도 머리를 쓰는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화요일부터는 레지오도 있고 저녁미사도 있기 때문에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요일이 저에게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구분을 하기 위해 월요일에는 미사를 봉헌하지 않습니다.

화요일부터 혼자서 봉헌하는 미사가 시작되는 셈이지요.

아침에 미사를 봉헌하고 나면 그 이후의 일상은 대부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늘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4월이라는 시간은 어느 새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4월 마지막 날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5월 1일 노동절과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포함하면 쉬는 날이 제법 많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해외로 국내로 여행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올해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경우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확실히 바이러스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생활방역의 수순으로 돌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함부르크에도 잠시 왔었던 입학동기 신부님이

교구 사회복지국장으로 발령받고 난 뒤,

올해 이 기간을 이용해 잠시 나오려고 했는데

그 계획을 세우자마자 바이러스 때문에 바로 취소되었습니다.

물론 손님이 와도 제가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누가 온다고 해도 크게 마음을 쓰는 편은 아닙니다.

솔직히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제 마음에 정이 없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어느 새 나무들이 제법 푸름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새소리 때문에 잠을 깨는 일도 있으니

확연히 봄이 오긴 왔나 봅니다.

며칠 전에 본 기사에는 딸기를 수확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아마도 농촌에는 일손이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이러스의 영향과는 상관없이 삶의 바퀴는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공부를 하는 사람은 공부를 할 것이고,

직장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할 것이며,

마트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을 것입니다.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졌고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는 활기마저도 엿보입니다.

어느 요일이든 큰 의미는 없지만

이렇게 삶은 흐르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