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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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21:43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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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사실 매일매일의 삶이 크게 다른 부분은 없습니다.

월요일이라서 쉬는 날이지만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이어서 저녁에 미사를 한 것만 제외하면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삶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대축일이라도 월요일이라면 굳이 미사를 봉헌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서 지내는 동안에는,

대축일이라면 가능한 한 지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매일매일 봉헌하는 미사라도 그날그날 지향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저에게도, 그리고 가능하다면 신자분들에게도

깊이 각인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부터 봉헌하는 대축일 미사입니다.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제가 생각한 숫자만큼의 신자분들이 미사에 오셨더군요.

예전에 교구청에서 사회복지국장으로 있을 때,

교구청에 있는 신부님들과 함께 봉헌하는 주일 9시 미사를 놓치게 되면

혼자서라도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서 그런 게 아니라

신앙학교 강의를 하러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일 10시부터 강의이기 때문에 9시부터 부지런히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은

꼭 혼자서 주일미사를 봉헌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곤 했습니다.

실제로는 신자분들 없는 미사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사제가 미사를 봉헌할 때는

꼭 한 명이라도 신자분과 함께 미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구청에 있을 때는

주일 9시 미사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 미사에 함께 하지 못한다면

따로 혼자서라도 어쩔 수 없이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주위에 있는 성당에 찾아가서

미사를 봉헌하시는 신부님 곁에서 함께 봉헌하면 되기도 하는데

제가 워낙 집돌이여서 그것조차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괜히 그 본당신부님 눈치도 조금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은 혼자서 미사를 봉헌하는 일이 저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혼자서 미사를 봉헌할 때의 감동은

신자분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때보다는 덜했습니다.

미사를 봉헌하는 일이야 혼자라도 정성을 들여야 하지만

아무래도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부분에서

뭔가가 막힌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 한 분이라도 신자분들과 함께 하는 미사의 소중함을

그때 절실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느 신부님께서 평일미사를 없애시면서

신자들이 미사에 오지 않아서 없앤다고 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좀 반발심이 들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평일미사를 참여하는 한

사제가 먼저 미사를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성당엔 특정한 날, 예를 들어 월요일 새벽미사 같은 경우에

한 명도 오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많은 성당에서는 월요일 미사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월요일의 경우에는 사제의 휴일이기 때문에

미사를 봉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월요일이 아닌 다른 날의 경우에는

아무리 규모가 작은 성당이라 하더라도

미사에 오시는 분이 한 명쯤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때는 그 신부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튼 월요일이라도 미사를 봉헌해야 한다면

오시는 신자분들의 숫자에 관계없이 미사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사제의 본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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