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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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20:24

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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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자신을 후버라고 소개한 독일분이었는데

이상하고 좀 낯설게 들리겠지만 한국으로 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이야기였습니다.

조금 황당하게 들려서 제가 우물쭈물하고 있었더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여기서는 직장도 잘 다니고 있지만

자신은 새로운 도전을 원하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흥미가 일어 이렇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낯설고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런 문제라면 함부르크에 한국 영사관이 있으니

거기서 상담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솔직히 그분이 하신 모든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맥락에서 전화를 하신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에

급하게 함부르크 한국 영사관 주소와 전화번호를 찾아서 알려드렸습니다.

'한국은 지금 실업률도 높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도 굉장히 많은데

거기 가서 어떻게 하려고 하지?'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일단 모든 것은 그분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여겼습니다.

이후에도 그분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몇 번인가 더 말씀하셨지만

그 때는 저는 집중력을 잃어버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끊고 나서 뭔가에 홀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으로 가서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한 독일분이 있다는 사실에 우선 놀랐고,

혹시 한류라는 것 때문에

한국에 대한 환상을 가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어

왠지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오전에 온 전화 한 통 때문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창 아메리칸 드림이 한국에서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던 사람들은

미국으로만 가면 지금의 처지에서 벗어나

꿈같은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어떻게든 미국으로 가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도 많은 분들이 미국으로 건너갔고,

거기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악착같이 버텨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신 분들도 제법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거기서 적응을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일을 겪은 분들도 많겠지요.

아무튼 좁은 땅덩어리에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외국으로 외국으로 나가고자 하는 시대의 흐름도 있었습니다.

독일로 오신 광부님들이나 간호사님들도 대부분 그런 분들이었겠지요.

하지만 자신의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건

자신의 나라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언어적인 문제, 그리고 상대적으로 다른 삶의 방식의 문제 등

자신의 나라에서는 겪지 않아도 되는 일도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사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후버라는 분도

그런 점에서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아보려는 희망으로 인해

저에게 전화를 하신 거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 한 번 찔러본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요.

아무튼 후버라는 그분이 결심이 확고하다면

한국 영사관에서 좋은 조언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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