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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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09:50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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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노르웨이로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공항까지 가서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는 순간,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를 부르더니

"라이터 한 개는 괜찮지만

터보 라이터는 안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할까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는 터보 라이터가 아닌

일반 라이터를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랬으니 전혀 몰랐던 부분이지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버려주세요."라고 말한 뒤에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일회용보다는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라이터였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 라이터가 없어졌으니

타야 할 비행기를 기다리며

좁은 흡연부스 안에서 피우던

담배 한 개비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노르웨이에 도착하자마자

오슬로 공동체 회장님께 부탁을 드려

라이터를 사서 담배 하나를 피웠는데

그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걱정을 하십니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 그걸 왜 피우느냐고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늦게 배운 도둑이 더 무섭다고

96년,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간 이후에

배운 담배를

여전히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그렇게 걱정을 하셔도

스스로가 담배는

주위의 만류에 의해서 끊는 게 아니라

취향일 따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는 게

솔직히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끊으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오히려 오늘처럼

오랜 시간의 기다림 뒤에 피우게 되는

그 짜릿한 느낌이 더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걱정해서

해 주시는 말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아직 스스로는

끊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소귀에 경 읽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은 있지만

거기에 더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회장님 댁에서도

종종 바깥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야 할 만큼,

이미 거기에 이력이 났으니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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