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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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21:40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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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마치고 나와서

신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어떤 분께서 저에게 와서

서울대교구의 어느 신부님을 아느냐는

뜬금없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신부님이 아마도 2017년 즈음에

함부르크에 오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분을 뵌 기억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신부님을 초대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갑자기 어리둥절해졌습니다.

그 신부님도 본당사목이나 아니면

특수사목을 하고 계실 텐데

왜 함부르크로 초대를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떤 교육을 위해서나 특강을 위해서

초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안도 없이

그냥 함부르크로 초대해 달라니.

무슨 그런 엉뚱한 말이 있는가 하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성당의 사목임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당에 열심히 나오시는 분도 아닌데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조금 터무니없이 여겨졌습니다.

 

일단은 제가

"아니 제가 마산교구 소속인데

마산교구 신부님도 초대하지 않는데

알지도 못하는 신부님을 어떻게 초대합니까?"

라는 말씀을 드렸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기분이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의도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신부님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 신부님을

한 번 만나보려고 한 것일 수도 있고,

그 신부님의 강의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꼭 그 신부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일은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래저래 그분과 저는

같은 함부르크에 살지만

좋은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말씀하시는 부분마다

저로서는 부딪치게 되니까요.

 

지난번에도 그렇습니다.

미사 때, 영성체 후에

왜 묵상시간을 가지지 않느냐고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그래서 이미 성체를 모신 분들이

굳이 미사시간에 묵상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식으로 말씀을 드렸더니

자신이 다녔던 다른 성당에서는

다 그렇게 한다면서

자신은 그 시간이 너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은 저는 저의 방식을 사수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조금의 여유를 두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또 매일미사 책에도

영성체 후 묵상이 있기 때문에

그분의 추천대로 하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래서 지금껏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런 추천을 한 뒤,

한참 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의 두 달 정도 안 오신 것 같았는데

그 뒤에 오셔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씀이 없으시더군요.

 

그런데 또 다시 오늘

정말 오랜만에 오셔서

이런 뜬금없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번 일도 있었던 탓인지

제가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분이 그 신부님을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그런 이야기를 건넬 때는

조금 더 사려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좀 씁쓸한 기분입니다.

 

제가 속이 좁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분과는

그리 기분 좋은 인연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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