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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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4 21:05

넷째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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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토요일,

지방공동체를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조금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날입니다.

 

보통 넷째 토요일에는

그래서 본당의 행사가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레지오 단원들의

아치에스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4월 넷째 토요일에는

청년들의 MT 계획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토요일은 어찌 되었건 어디로 떠나거나

무언가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통영에 있는 북신성당이라는 곳에서

3년 동안 주임신부로 있었습니다.

 

성당에 공소가 하나 있었습니다.

공소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듯이

신부님이 상주할 여건이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성당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주일만이라든가

한 달에 한 번 주임신부님이 거기로 가서

미사를 봉헌하는 곳이지요.

여기서는 지방공동체를

공소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때 공소가 하나 있었는데,

그 공소에서는

미사를 한 번도 봉헌하지 않았습니다.

 

공소신자분들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그 신자분들도

매 주일 직접 성당으로 오셔서

미사를 봉헌하셨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가서

미사를 드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고성에서부터 통영으로 이어지는

선교의 길목에서

제일 처음으로 성당의 형태를 갖추었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어서

공소를 없애지는 못하고

건물만 달랑 있던 공소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도 점차 낡아버렸고,

이름만 공소일 뿐,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는

그런 공소였습니다.

 

게다가 거기에 살고 계시는 분들도 많지 않아서

수리라든가 보수 등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였습니다.

 

어쩌다 가끔,

북신성당의 젊은 사람들이

거기 가서 청소도 하고,

이리저리 보수도 했지만

사람이 살지 않으니

다른 건물보다도

노후화가 훨씬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활성화를 시켜보고 싶었지만

지리적으로 워낙 외딴 곳이고,

거기 신자들도 연세가 많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지요.

 

확실히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더 빨리 늙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요?

신체의 어느 곳이든 활용하지 않으면

노후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이 같은 늙은이,

늙은이 같은 젊은이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몸은 늙어가지만

젊게 살아가려면

몸을 잘 활용하고,

젊은이들처럼 생동감 넘치는 삶을 위해

노력하면 될 것입니다.

 

아무튼 넷째 토요일은

저로선 무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행사가 있겠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하루가 덤으로 더 주어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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