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9.03.19 21:03

습관

조회 수 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는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합니다.

어떤 분들은 깔끔하게 정리된 채로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비해서

저는 많은 것들을 이리저리 늘어놓고 삽니다.

 

그때그때 정리를 해야 하는데

'조금 있다 하지.'라고 자주 생각하는 까닭에

이미 지난 것들,

그리고 진행해야 할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있습니다.

 

가끔씩은 그래서

무언가 하나를 찾아서 헤매기도 합니다.

 

'분명히 여기에 놔두었는데, 어디로 갔지?'

 

이런 식으로 찾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전혀 다른 곳에서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사실 별로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그런데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건

이미 오랫동안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이미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사람들은 익숙해진 상태에서 머무릅니다.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불편함을 준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신앙생활도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사제 20년 차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데

몸에 익숙해진 부분들은

여간해서 바꾸지 못합니다.

 

자꾸만 정체되면

결국 거기서 악취만 날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 역시

이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그냥 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바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에는 미사경문을 읽으면서

그 안에서 좀 더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정돈을 하는 습관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미사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드리진 말아야겠다는

저의 소박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그래서 자비송을 할 때에,

마지막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부분에서는

그날의 복음내용에 맞추어

말마디를 바꾸기도 하는 것입니다.

 

혹시 그건 아셨는지요?

연중시기 때는

평일미사 본기도조차도 같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같은 본기도문을 가지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런데 사순시기에는

매일 본기도문이 다릅니다.

 

그래서 연중시기에는 일주일 동안

하나의 기도문만 복사하면 되었지만

사순시기에는 매일매일 해야 합니다.

그것도 하나의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습관은 쉽게 바뀌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래도 너무 무미건조하게

살아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0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2294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박철현 2019.03.20 17
2293 소중한 오늘 하루 박철현 2019.03.20 21
» 습관 박철현 2019.03.19 19
2291 운명의 주인 박철현 2019.03.19 19
2290 염소의 시기심 박철현 2019.03.19 17
2289 교리시간 박철현 2019.03.18 18
2288 하노버로 가는 길 박철현 2019.03.18 21
2287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박철현 2019.03.18 15
2286 연주 1 박철현 2019.03.16 40
2285 산다는 것은 박철현 2019.03.16 16
2284 내 삶의 남겨진 숙제 박철현 2019.03.16 24
2283 평일미사 박철현 2019.03.15 39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