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날은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집 안에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인데도

합창단 단원들은

열심히 노래연습을 하고 있더군요.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열정을 가지고 살면

젊은이 못지않은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나이가 젊어도 열정 없이 살아간다면

초라한 늙은이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합창단 단원들은

참 젊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우리 성당, 흰머리 소년소녀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바로 그런 점입니다.

이제는 대부분 은퇴하셨지만

어쩌면 지금부터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쿠렐레를 배우려고 하셨을 때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했었고,

기타를 배우는 분들이 있을 때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쿠렐레 선생님이

한국으로 간 다음에는

우쿨렐레 소리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시도를 했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사 때,

다양한 악기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여전히 미사반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르간이 차지하고 있지만

때로는 다양한 악기가 함께 하는 미사도

미사에 생동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찬양미사 때면

기타, 피아노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습니다.

가끔씩은 바이올린이 함께 하기도 하고,

또 북도 함께 합니다.

어쩌면 그런 미사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성당 신부는 너무 독불장군이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저는

그런 다양한 시도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악기를 배우려고 하시는 분들을 보게 되면

격려를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예전에 저도 악기 하나는

연주를 하고 싶었지만

의욕에 비해 재능이 형편없어 포기했지만

악기를 연주하는 다른 분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님은

아프리카까지 가서 선교하신 분으로 유명하지만

교회음악도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가끔 외로움을 느낄 때면

오르간을 치면서 그 외로움을 달랬다고 하더군요.

어떤 식으로든 악기 하나를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목소리 하나로 만족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