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9분에 쾨닉스빈터에서

쾰른으로 나오는 지역열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 열차가 올 때부터

5분 정도 연착을 해서 도착을 하더니

먼저 지나가야 하는 기차 때문에

잠시 정차하고,

공사하는 구간이 있어서 다시 조금 기다린 탓에,

9시 53분에 쾰른 중앙역에 도착하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10시 9분에 있는

함부르크로 향하는 기차는 탈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했지만

결국에는 쾰른 중앙역에 10시 9분이 되어서야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함부르크로 가는 기차는

출발했으려니 싶어서

안내하는 곳에 가서

"지역철도가 늦게 도착해서

함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놓쳤으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기차 아직 출발 안 했어,

그 기차 30분 연착될 거야."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차가 당연히 출발했으려니 하고

확인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그 기차가 아직

쾰른 중앙역에 도착도 하지 않았다니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연착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 탓에

그래도 10시 9분에 타야했던 기차를

오히려 기다려서 10시 39분에

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연착 때문에 혜택을 본 경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차의 연착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독일에서는 정말 고착화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기차는 연착 때문에 열심히 달렸는지

정작 함부르크에 도착을 했을 때는

16분 정도 밖에 늦지 않았지만

쾰른에서 시작된 30분 연착은

결국 연착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시간관념이 철저한 독일에서

기차만큼은 정말 예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1시간이나 연착된 경우는 아니니

다행으로 생각해야 되겠지요.

지난번에 보니 1시간 이상 연착이 되면

기차비를 어느 정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편지 같은 것을 주기도 하던데,

돌려받는 비용이

1시간 연착이면 30%,

2시간이면 50%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니 한 시간 연착되기만 해도

100%를 되돌려 주어야 하지 않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비용을 되돌려 받고 안 받고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신뢰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독일분들은

인내가 대단한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그런 인내를 가지고 있지 못한 탓에

독일철도를 신뢰하지 못하지만

별다른 대안도 없기 때문에

결국은 신뢰는 깨어졌지만 이용은 하게 되겠지요.

어찌 되었건 독일철도는 여러 모로 참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