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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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21:10

숲은 다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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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다시 일어나

바람 조차 기운 못 차리고

풀 숲에 누어

입다물고 말이 없는데

 

며칠 전 내린 폭우의 잔해

벌건 속살을 드러내도록 파여 지고

 

물살이 넘어뜨린 나무 몇 구루

뿌리 채 뽑혀

개울가에 누워있다

 

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가꾸며

제 할 일 다 하고 있어도

 

천재지변의 변수는

평화로운 숲속을

쑥대밭으로 휘저어 놓는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숲은 다시 일어나

 

아직 가시지 않은 젖은 몸으로

서로서로 재잘거리며

정리하느라 여염이 없다.

 

숲속에 더위가 덮여

나무들 기진맥진 해 지쳐

서로 기대고

 

더위 먹은 매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목청이 터지라 울어 제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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